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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키움증권 괄목 성장…증권업계 조용한 지각변동
뉴스종합| 2012-04-02 10:53
삼성, KDB대우, 우리투자의 ‘빅3’는 이제 옛말이 됐다. 대신 한국증권과 키움증권이 향후 증권업계의 새로운 패자(覇者)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차별화된 사업모델과 탄탄한 수익력이 바탕이다. 특히 키움증권의 대약진은 2006~2007년 미래에셋의 기세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3월 말 시가총액 기준을 보면 적잖은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주를 포함하면 시가총액 1위가 삼성증권에서 KDB대우증권으로 바뀌었다. 지난 연말 KDB대우증권의 대규모 증자가 최대 변수였지만, 자문형랩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던 삼성증권의 기세도 눈에 띄게 꺾였다. 하지만 KDB대우증권의 자본총계가 삼성증권보다 6000억원 이상 많고(2011년 12월 말 기준), 오랜 기간 두 증권사가 일정한 주기를 두고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점에서 판도 변화 수준은 아니다.

진정한 판도 변화는 그래도 3위는 유지했던 우리투자증권이 한국증권이 속한 한국금융지주에 계속 앞설 것이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확충했지만, 시가총액은 채 2조7000억원이 안된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기기 위한 증자를 했지만, 지주 입장에서는 자본 확충이 아니라 차입 확대만 이뤄진 만큼 시가총액이 자기자본을 밑도는 상황은 아니다. 더욱이 최근 한국증권은 순이익 규모에서 증권업계 수위인 만큼 1000억원 안팎인 우리투자증권과의 시가총액 격차 극복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우투-한국’의 접전보다 더 흥미로운 대결은 키움증권의 미래에셋증권 추격이다. 양사 간 시총 격차는 불과 1000억원 이내지만 자본총계는 미래에셋이 1조9515억원으로 키움(7779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2011회계연도 3분기 말 누적기준 순이익에서 키움(974억원)이 미래에셋(857억원)을 누른 결과다. 특히 미래에셋의 경우 펀드 판매를 중심으로 한 지점부분이 핵심이지만, 지점이 없는 키움은 본사 투자은행(IB) 부문이 수익의 핵심이다. 따라서 증권업황이나 펀드업황이 부진할 때도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적다. 미래에셋증권 직원은 2234명에 달하지만, 키움증권은 4분의 1인 515명에 불과하다.

한편 한때 빅 5에 꼽혔던 대신증권은 8위권으로 밀렸고, CMA(현금관리계좌) 돌풍을 일으켰던 동양증권은 모기업의 경영난 등으로 시총이 70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며 간신히 9위권을 지켰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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