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성동구 건설업계의 무덤되나
부동산| 2012-04-02 10:59
최근 뉴타운·재개발 분양
알짜입지·고급 브랜드불구
분양가 비싸 줄줄이 고전
분양 앞둔 업체 고민 커져


주택시장 장기 침체로 한때 잘나가던 서울 도심 뉴타운ㆍ재개발 분양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분양 성적이 극도로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고수익 사업으로 통하던 도심 재정비사업이 오히려 건설사 경영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 마저 감지되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성동구 하왕십리동 일대의 왕십리뉴타운과 옥수동, 금호동 일대의 재개발 분양에서 청약은 물론, 계약 실적이 신통치 않다. 실제 강북의 교통 요충지인 왕십리뉴타운2구역 텐즈힐은 10년 만에 분양에 돌입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분양 개시 이후 장기 미분양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계약 개시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계약률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82%를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으로 채웠음에도 소비자들의 호응이 신통치 않다. 업계에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높게 책정된 탓에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다. 분양대행사의 한 담당자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탓에 계약률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40평형대 이상은 아예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장기 미분양이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텐즈힐에 이어 최근 청약을 마친 성동구 금호동의 금호자이2차도 초라한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성동구 금호3가 금호18구역을 재개발한 금호자이2차의 경우 38가구(특별공급제외) 일반 분양에서 전용 59㎡를 제외한 나머지 중대형 평형은 순위 내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특히, 중대형 공급 물량이 24가구에 불과했지만, 청약자는 겨우 3명에 그쳤으며, 전용 115㎡A타입은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결정적으로 3.3㎡당 1800만∼2000만원선으로 책정된 분양가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오는 7월 입주가 예정돼 준공 기간이 임박한 가운데 2일부터 시작된 계약접수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서울 도심 뉴타운ㆍ재개발 분양이 잇달아 부진한 청약 실적을 거두면서 올 상반기 분양을 앞둔 다른 사업장들도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현대산업개발이 주관하는 왕십리뉴타운1구역이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성동구 금호19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하이리버’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대우건설 또한 서울 성동구 금호14구역 ‘서울숲 푸르지오2차’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지의 조합원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신청하다 보니, 일반분양 물량은 대부분 중대형물량으로 배정되고 있다”며 “서울 청약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조합원의 요구로 일반 분양가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어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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