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5.86% 정점
지난 2월 5.8%로 내리막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6~7%대를 넘나들던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2009년부터 5%대로 떨어지면서 기존 대출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경감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1년부터 6~8%를 유지하다가 2009년 들어 5%대로 떨어졌다. 같은 해 6월 4.93%까지 낮아졌던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2010년부터 다시 올라 지난해 8~10월 5.86%를 기록했다. 이후 매달 0.1~0.3%포인트씩 떨어져 지난 2월 5.80%를 나타냈다.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대출자의 이자율과 직결된다.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낮아졌다는 얘기는 이전보다 이자를 덜 낸다는 뜻이다. 단순 계산으로 가계부채가 1000조원이라고 가정할 때 대출 금리가 1% 떨어지면 10조원의 이자 비용이 절감된다.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관련이 깊다. 통상 가계대출 금리는 시장금리에 금융회사의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한다. 가산금리는 가계대출 신청 당시 결정되고 상환 기간 내내 고정된다.
결국 CD금리가 3개월마다 바뀌면서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셈이다. 부동산시장 활황기였던 2000년대 중후반에는 CD금리가 4~5%로 높았다.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하면 당시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5~6%선에서 책정됐다.
그러나 금융위기 계기로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시장금리가 정체기를 맞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같은 기간 CD금리는 3.59%에서 3.54%까지 떨어졌다.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