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동서가른 붉은색 vs 노란색…지역주의 장벽 더 높아졌다
뉴스종합| 2012-04-12 11:44
찻잔속 태풍 그친 ‘문풍’…
“민주당-좌파세력 연대
강원 안정보수 결집 부채질
포스트JP 대안없는 충청
새누리에 표 몰아줘”


전국지도를 펼쳐 놓고 색칠을 하면 동쪽은 빨간색(새누리당)으로 뒤덮였고, 서쪽은 드문드문 빨간색이 있긴 하지만 노란색(민주통합당)이 대표 색깔이 됐다. 한국 정치판의 대표적인 프레임이었던 ‘동서구도’가 16년 만에 재현된 셈이다. 결과적으론 ‘지역주의’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67석이 걸린 영남권에서 단 4곳(사상ㆍ사하을ㆍ거제ㆍ김해갑)을 제외한 64석을 가져가며 ‘낙동강 벨트’를 사수했고, 호남 역시 새누리당의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풍(文風ㆍ문재인 바람)은 그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실패한 셈이다.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냈던 김부겸 민주당 후보, ‘호남당’에 도전장을 냈던 이정현ㆍ정운천 새누리당 후보의 의미있는 도전은 무위에 그쳤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시간을 두고 혼전이 되면서 지지자들이 결집했다”며 “그러면서 지역별 이념성향이 뚜렷해져 지역주의를 넘어서기 힘들었다”고 분석했다. 전원책 변호사도 “ (새누리당의 승리는) 지역주의의 승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층 강화된 ‘동서구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은 강원ㆍ충청의 변신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고작 3석을 내줬던 강원이 이번엔 9석 전석을 새누리당에 몰아줬다. 충청에서도 새누리당은 크게 약진했다. 대전과 세종시를 포함해 총 25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은 12석, 민주당은 10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8대 총선 때 자유선진당에 밀려 단 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었다. 마지막까지 혼전세였던 충청 판세는 박근혜 방문 직후 새누리당 쪽에 크게 기울었다. 전문가들은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과 보수층의 결집, 구심점의 부재가 강원과 충청의 배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원책 변호사는 “민주당이 친북종북으로 불리는 좌파 세력과 연대하면서 강원도의 안정보수 세력이 반발했다”며 “충청권의 경우에도 대선후보를 꿈꿨던 JP(김종필) 이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석희ㆍ김윤희ㆍ조민선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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