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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최시중…정치권의 미스터리
뉴스종합| 2012-04-26 11:42
도지사 사퇴 다음날 번복…돈 받았지만 대가성은 부인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요즘 정치권에 너무 많아


요새 정치권에서는 정말 불가사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 지사의 대선후보경선 도전 선언이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은 명실상부한 ‘박근혜당’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다른 말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이외의 다른 어떤 대권주자도 당내 경선에서 지금의 룰대로라면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난데없이 김문수 지사가 대선후보경선 참여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김 지사는 경선 참여를 선언하며 ‘완전국민경선’을 조건으로 들고 나왔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만하다. 김 지사가 나름 좋은 상품이므로 완전국민경선을 하며 반박(反朴) 주자들끼리 연대하면 승산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사 박 위원장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완전국민경선을 피할 정도로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대선 본선을 치르겠냐고 압박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당시만 하더라도 하나의 ‘납득할 만한’ 승부수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의 행동이다. 대권도전 선언 당시 지사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바뀐 모양이다. 왜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한 채 대권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장은 그러지 못하느냐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가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단 이틀 만에 말을 바꾸는 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결국 이를 되짚어보면 김 지사는 충분한 검토와 계획 없이 대권도전을 선언한 듯한 느낌이 든다. 도대체 왜 그렇게 서둘렀을까. 이 문제가 정말 미스터리하다.

두 번째 미스터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둘러싼 의문이다.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돈을 받은 것을 인정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 인물로 여길 만하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 돈은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고 그 돈은 MB 대선캠프의 여론조사 자금으로 쓰였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최 전 위원장은 오랜 기간 언론사에서 근무했고 현 정권 들어서도 고위 공직을 계속 맡아왔던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아무런 생각 없이 대선자금을 말했을까 하는 부분이 미스터리하다.

물론 다음날 본인의 말을 뒤집기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 이유를 추측해보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청와대에 일종의 경고를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게 설명되진 않는다. 자신의 발언으로 대선 판도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정권심판론에 말리기 쉬운 정권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게 아니라 현 정권 무시 전략을 써왔는데, 최 전 위원장의 발언으로 이것이 더 이상 가능할 수 없게 됐다.

즉, 최 전 위원장은 정권차별론 대 정권심판론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야권에 유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한 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최 전 위원장이 모를 리 없다는 생각이고, 그렇기 때문에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앞으로 상황전개를 지켜봐야겠지만 정말 미스터리한 일들이 너무 많은 것이 요즘 정치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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