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판 커지는 새누리 대선 경쟁…흥행 참패 모면했지만, 과열 경쟁은 걱정
뉴스종합| 2012-04-30 10:10
새누리당 대권 경쟁이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안상수 전 인천지사가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재오 의원까지 택일만 남겨놓고 있다. 6대 1의 경쟁률이다.

일단 당 내에서는 ‘경선을 뭐하러 하느냐’식으로 흥행이 안될 것이라는 우려는 사라졌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선이 과열되면, 결국 인신공격이 난무해 본선도 치르기 전에 후보가 만신창이가 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30일 새누리당 예비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경선 룰 변경을 주제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지방 민생 현장을 돌고 있는 이재오ㆍ김문수 두 주자는 “일방적으로 유리한 룰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라는 것은 불공정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27일 출마 의사를 밝힌 임태의 전 비서실장과 29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전 대표 역시 경선 참여 인원 확대, 또는 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했다. 대세론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선 박 위원장을 향해 나머지 4~5명의 주자들이 경선룰 개정을 고리로 연대하는 모습이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비박 진영에서 박 위원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경선 룰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 주자들 모두 룰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새누리당 대선 초반 경쟁 구도를 분석했다.

이와 관련, 친박계에서는 일정부분 경계심을 나타냈다. 싱겁게 끝날 수 있었던 당 내 경선이 다수의 주자가 참여하면서 ‘흥행 참패’의 우려를 벗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박 위원장을 향한 집중 포화는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야권 단일 후보와 맞설 본선 경쟁에 앞선 지나친 내부 경쟁이 가져올 수 있는 부매랑 효과를 걱정한 것이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비박계 대선 잠룡들의 비판과 관련 “왜곡된 사실로 비난하는 것은 적전 분열만 가져온다”며 자제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박 위원장이 최근 부쩍 강조하고 있는 “정쟁보다는 민생”이라는 말도 자신을 향한 경선룰 개정 공세를 조기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목 교수는 “박 위원장이 민생을 강조하는 나머지는 전부 정쟁으로 규정했다”며 경선 룰 공세를 비켜가기 위한 전략을 설명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이 치뤄질 8월 하순까지는 이 같은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근혜 대세론에 맞설 수 있는 선명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경선 직전 자신에게 유리한 합종연횡 구도를 이끌어내야 하는 이들 비박계 후보들의 파상 공세는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특히 경선 직전 예상되는 비박계 후보들의 합종 연횡은 이런 구도를 더욱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당 내 한 관계자는 “일단 경선이 예상보다 활발하게 논쟁이 오가는데 치뤄지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과거 대선 경선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지나친 내부 경쟁에 후보가 외부와 싸움을 앞두고 상처를 입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