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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가 사라진다...시중銀, 스마트브랜치 상반기 도입
뉴스종합| 2012-05-01 09:42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이 ‘스마트 브랜치’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스마트 브랜치는 은행 직원과 마주 앉지 않아도 첨단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각종 금융상품 상담과 가입, 금융거래 등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IT 기술의 발달로 금융권에서도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브랜치가 ATM(자동화기기), 인터넷뱅킹이 가져온 은행 서비스 변화 이상의 혁명을 가져올 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연내 스마트 브랜치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5~6월 중 스마트 브랜치 설립을 목표로 하는 것을 비롯해 우리은행 6월, 국민은행은 8월에 각각 스마트 브랜치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상반기 중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SC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이 이미 스마트 브랜치를 개설한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도 스마트 브랜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 브랜치에 방문한 고객들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송금 및 금융상품 가입 등의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또 상담이 필요할 경우에는 화상 기기를 통해 은행 본사 직원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이같은 은행들의 움직임은 인터넷과 모바일기기의 발전으로 지점 창구를 찾는 고객 수가 감소하는 대신 인터넷ㆍ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은행 직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금융 업무를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 역시 은행원을 늘리는 대신 첨단 기기를 도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비대면거래의 업무비중은 지난 2005년말 73.7%에서 지난해 87.9%로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이에 반비례해 지점당 평균 직원수는 지난 2004년말 19.4명에서 2011년 17.3명으로 줄어들었다. 스마트브랜치가 본격화되면 직원수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이에 발맞춰 은행들도 스마트 점포를 비롯해 키오스크(Kiosk : 1인 직원이 핵심상품 1~2개만 영업하는 소형지점) 등 기존 점포와 차별화된 점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거래의 상당수가 이미 비대면 채널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굳이 오프라인 점포까지 스마트 브랜치를 이용할 고객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첨단 기계 조작이 능숙하지 않은 노령층 고객의 불편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브랜치가 활성화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 브랜치가 지점 개편 전략의 중심이 되기보다는 대안채널 중 하나로 기존 지점과 보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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