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백화점 가는 중국인, 마트 가는 일본인...그들은 왜?
뉴스종합| 2012-05-03 18:07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지난주부터 이어진 황금 연휴를 맞아 한국 나들이를 나선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은 어디에서 지갑을 열었을까. 지난 주말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과 일본인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보니 통 큰 중국인들은 백화점 쇼핑이 압도적이었고, 일본인들은 대형마트에서 실속 소비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 큰 ‘왕서방’은 백화점 습격=노동절 휴무(4월29일~5월1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은 백화점에서 해외 명품이나 국내 유명 브랜드 의류 등을 주로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이 황금 연휴 첫 주말인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의 외국인 매출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사용하는 은련카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9.7%나 신장했다. 같은 기간 일본인들이 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JCB카드 매출의 신장세는 82.6%였다.

특히 명동에 있는 롯데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300%도 넘게 올랐다. 예년에는 중국인 매출이 주로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등에서 나왔다면, 올해는 지난해 말 신규 개장한 김포공항점과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도 중국인 매출이 높은 매장으로 꼽혔다.


중국인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품목들은 ‘티파니’나 ‘까르띠에’ 등의 화려한 해외 명품 브랜드나 ‘오브제’, ‘오즈세컨’ 등의 국내 유명 여성 의류 등이다. 홍삼에도 관심이 많은데, 환이나 정 등의 먹기 편한 형태보다 온전한 홍삼 전체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천삼 등을 선호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한 매장에 와서 마음에 드는 의류를 열댓벌씩 쓸어가고, 비싼 명품도 몇 개고 척척 집을 정도로 통이 크다”며 “매출 성장세가 워낙 커서 각별히 관심을 두는 그룹”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올해 본점에 외국인 전용 사은품 증정 장소를 따로 마련할 정도로 외국인 고객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과자, 김…일본인은 대형마트서 알뜰 구매=골든위크(4월28일~5월6일)를 맞아 한국 나들이를 나선 일본인들은 대형마트서에서 김, 과자 등 단가가 낮은 제품들을 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편리한 교통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역점을 기준으로 지난달 28일부터 5월 1일까지의 외국인 매출을 분석했다. 김창조 롯데마트 서울역점 식품 매니저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특히 김을,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방 성분이 들어간 상품을 주로 찾는다”며 외국인 매출 상위 품목 내 일본인, 중국인 비중을 구분하는 요령을 전했다. 오리온의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한 맞춤형 패키지 상품이 따로 나올 정도로 대표적인 일본인 선호 품목이다. ‘예지미인’과 ‘바디피트 귀애랑’ 등 한방 성분이 들어간 생리대는 전체 매출 중 중국인 비중이 60%에 이르는 대표적인 중국인 선호 품목으로 꼽힌다.


분석 결과 외국인들이 많이 사 간 인기 상품 상위 20위 중 13개 품목이 일본인 선호 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인기 상품 부동의 1위인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부터 김까지 상위 10개 품목은 전부 일본인 선호 품목이었다. 중국인 선호 품목은 삼계탕, 생리대 등 5품목 밖에 되지 않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서울역점 전체 매출 중 12%가 외국인 매출이고, 이중 70~80%를 일본인 매출이 차지할 정도로 일본인 비중이 크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패턴을 놓고 일본인들은 알뜰한 구매가 익숙하고, 낱개 포장된 묶음 상품을 선호하다 보니 대형마트로 많이 몰린다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 내에 쇼핑한 상품을 외국으로 바로 부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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