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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빈 필리핀 신부 “한국에서 외국인은 현실이죠. 이제는 인정해야 합니다.”
뉴스종합| 2012-05-04 09:10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이제 한국에서의 외국인은 현실, 한국인들이여 이를 인정하라”

국내에서 외국인 범죄가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제노포비아’에 대한 우려감이 높다.

다만 이런 외국인 혐오 뒤편에는 근거 없는 욕설과 비방이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학력위조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첫 외국인 국회의원인 이자스민을 배출한 필리핀 사람 중 필리핀 공동체를 담당하고 있는 아르빈 신부는 감회가 새롭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필리핀 공동체를 담당하고 있는 아르빈 신부는 “한국의 가정과 직장에 외국인은 언제나 존재한다”며 “한국인들이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르빈 신부는 “이자스민이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 됐을 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며 그가 몸담고 있는 필리핀 공동체의 국내 거주 필리핀인들 역시 “이자스민의 비례대표 후보 확정과 국회의원 당선을 기뻐했다”고 말했다.

당시 필리핀 인들은 한국 내에서 이미 ‘완득이 엄마’로 잘 알려진 이자스민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내심 당선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


특히 아르빈 신부는 “이자스민이 ‘단지 필리핀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인이 아닌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국내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한국 곳곳에는 외국인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들이 많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이런 상황은 어색하지 않다는 것.

아르빈 신부는 “사제라는 신분 때문에 본인이 직접 경험한 바는 없지만 다행히 신도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며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필리핀 결혼 이주자들이 특히 많은 고민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피부색으로 인해 차별을 받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것.

아르빈 신부는 “한국의 가정과 직장 어디에나 외국인이 있다는 현실을 한국인들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인정해야만 정치인들 역시 다문화주의 정책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 외국인 140만 시대를 인정하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을 꼬집는 말이다.

또 그는 “최근 일어난 몇몇 조선족에 의한 살인 사건을 전체인양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족이 저지른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애꿎은 또 다른 외국인에게 분풀이하고 있는 현 상황을 의미한다.

아르빈 신부는 “현재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이 시도하고 있는 다문화 정책들은 모두 훌륭하다”며 “이 정책들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이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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