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 초등학생들이 학교폭력에 가장 쉽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2012 한국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에 관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 6791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다.
4일 한국방정환재단에 따르면 학교 폭력 피해,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은 18.32%로, 중학생 13.07%, 고등학생 6.21%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가해 경험도 초등학생(10.66%), 중학생(7.75%), 고등학생(3.75%) 등의 순이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가해와 피해를 동시에 경험하는 비율이 7.65%로 중학생(3.81%), 고등학생(1.24%)보다 높았다.
연구를 담당한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등학생들이 새로운 미디어환경과 더불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학교폭력을 경험하는 세대”라며 “앞으로 초등학생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생 사이에서 가출 충동과 자살 충동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5명 중 1명의 초등학생이 가출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적어도 10명중 1명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학교폭력과의 연관관계를 보기 위해 학생들을 네 가지 유형형으로 나눈 결과, 가출, 자살충동이 단순한 ‘피해형’뿐 아니라 피해와 가해를 동시에 경험한 ‘양자형’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가해의 경험만 있는 ‘가해형’이 ‘피해형’보다 더 높은 가출, 자살충동을 보이기도 했다.
염 교수는 “지금까지 학교폭력의 초점은 피해자에게만 맞춰져 있었지만 가해학생들이 느끼는 상처와 상실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해학생들을 준범죄자로 몰기보다는 마음이 많이 아픈 환자로 여기고 이들에 대한 조사와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69.29점으로 나타났다. 2009년 64.3점, 2010년 65.1점, 2011년 65.98점에 이어 4년 연속 OECD 23개국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주관적 건강상태와 학교생활 만족도, 개인행복감 등 6개 항목에 대한 만족도를 수치화한 뒤 OECD 평균(100점) 대비 점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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