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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상 날선 공방전 지속
뉴스종합| 2012-05-04 11:25
中, 첨단제품 수출제한 해제 등 요구도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사태로 중국과 미국이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제4차 미ㆍ중 전략경제대화가 이틀째를 맞았다. 전날 열린 첫 회의에서 양측은 천광청 사태를 염두에 둔 인권 문제와 위안화 환율 문제, 첨단 기술 수출 제한 문제, 통상 문제 등 민감하고 시급한 주요 현안을 놓고 치열한 격론을 벌였으며, 이런 회의 기조는 이날에도 이어졌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추가 절상과 환율 결정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고, 왕치산(王岐山) 중국 부총리는 “미국은 자신의 내부 일부터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맞받았다.

중국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미국이 첨단 기술 제품 2400여개 품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것이 중ㆍ미 무역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수출 제한 해제를 요구했다.

양측 간 해묵은 갈등인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 미국은 계속 추가 절상을 요구하며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은 환율 결정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 측에 첨단 기술 제품 수출 제한 해제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 인정, 각종 반덤핑 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 철폐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개혁 문제에 있어서는 적극성을 띠며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자국 소비자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는 반면, 국유기업의 역할을 축소하는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양측은 아울러 북한 핵 문제, 이란의 핵 프로그램, 남중국해 문제, 시리아 사태 등의 국제 안보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특히 미국이 필리핀과 손잡고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국은 아울러 대만 무기 판매 문제와 양국 간 군사적 신뢰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날 미국을 방문하는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도 미국에서 고위급 군사회담을 하고 군사관계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측은 이번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양국 간 협력과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개막식 축사를 통해 “쌍방은 상호이익과 관심사를 존중하면서 현존하는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국제적 상황이나 중국 국내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양국은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양국이 경제의 국제화라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관계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양국은 강대국 간엔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과거의 통설을 깨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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