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위 7곳 레드카드 ‘지각변동’ … “앞으로가 더 걱정”
뉴스종합| 2012-05-07 11:17
솔로몬·토마토·제일 등
대형사 7곳 총자산 20兆 증발
현대스위스·HK는 1·2위 껑충

생존해도 예고없는 퇴출 위기…새 먹거리 없어 총체적 난국




저축은행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자산 규모 10대 저축은행 중 7곳(솔로몬ㆍ토마토ㆍ제일ㆍ부산ㆍ부산2ㆍ한국ㆍ미래)이 퇴출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순위부터 뒤집혔다. 지난해 2~5위를 지켰던 토마토, 제일, 부산, 부산2저축은행이 차례로 무너진 데 이어 자산 5조원대로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솔로몬저축은행마저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5대 저축은행이 모두 바뀌었다.

이 자리는 가까스로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만년 6위였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자산 2조7806억원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HK저축은행은 자산 2조5678억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저축은행 계열인 경기저축은행과 진흥저축은행이 3, 4위를 차지했다. 이들 두 저축은행은 각각 2조1605억원, 1조9682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스위스2저축은행(1조7979억원)과 동부저축은행(1조7972억원)이 근소한 차이로 나란히 5, 6위에 올랐고, 인천지역 대표 저축은행인 모아ㆍ신라저축은행은 자산 1조7000억원대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1~3차 구조조정으로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한 저축은행이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유일하게 KB저축은행(전 제일저축은행)만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4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저축은행 업계에 또 한 번의 요동이 불가피해졌다. 저축은행 업계는 작년 이후 세 차례의 구조조정을 통해 상위 10위권 업체 7곳이 시장
에서 퇴출됐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대형사들이 줄줄이 퇴출되면서 저축은행의 총 자산 규모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부터 퇴출된 7개 대형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조8800억원으로 나머지 13개 저축은행까지 포함하면 3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97개 전체 저축은행 총 자산(2011년 6월 말 기준 69조원)의 40%에 해당한다. 실제로 저축은행 총 자산은 지난 2010년 12월 말 86조81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60조1600억원으로 1년 만에 26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말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전환하면서 예고없이 퇴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살아남은 저축은행에게도 화가 될 수 있다.

새로운 ‘먹거리’가 없는 것도 문제다. 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긴 하지만 PF 대출로 커져버린 덩치를 먹여 살리긴 힘들다는 게 저축은행업계의 반응이다. 이대로 가다간 멀쩡한 저축은행도 문 닫을 판이다. 일각에서는 인력 구조조정, 계열사 매각 등 내부 구조조정도 예고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세 차례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의 신뢰도 회복은 요원한 일”이라면서 “금융당국에서 새로운 서민금융정책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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