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출 막판 고금리ㆍ편법 증자 ‘막장 저축銀’…유예 조치가 ‘독’ 됐나
뉴스종합| 2012-05-08 10:46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지난 6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자본 확충’의 일환으로 수신금리를 크게 올려 영업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퇴출을 모면하기 위해 편법 증자를 시도하는가 하면 영업정지 직전 회사 돈으로 직원들의 대출금을 상환한 것으로 드러나 고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예해준 적기시정조치가 오히려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0.4%p 높은 ‘고금리’ 유혹=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영업권을 갖고 있는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은 최근 5개월간 예금 금리(이하 1년 만기)를 지역 평균보다 0.3%포인트 이상 높게 책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구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저축은행들이 자본을 끌어모으기 위해 고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유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저축은행은 지난 2월부터 서울 지역 평균 저축은행 금리보다 0.4%포인트 높게 유지해왔다. 이달 서울 지역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4.48%, 정기적금 금리는 4.98%였지만 한국저축은행은 각각 4.90%, 5.40%로 높게 책정했다. 같은 기간 솔로몬저축은행도 4.90%, 5.20%의 고금리를 매겼다.

5월 들어서도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은 지역 평균 정기예금 금리보다 3.9%포인트 높은 4.70%를 유지했다. 미래저축은행도 상승폭은 낮지만 지역 평균보다 높은 예ㆍ적금 금리를 책정해왔다.

▶솔로몬―미래, 편법 증자= 퇴출을 면하기 위한 저축은행들의 눈속임도 적발됐다. 솔로몬과 미래저축은행은 차명으로 서로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편법 증자해오다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부실 금융회사에 대한 정상화 조치)가 유예된 지난해 9월 미래저축은행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 건물을 담보로 350억원 등 모두 415억원 대출해줬다. 이 자금은 미래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보비율을 높이는데 사용됐다. 이 기간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이 145억원을 투자한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2010년에는 솔로몬저축은행이 증자를 추진할 때 미래저축은행 자금 30억원 등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솔로몬저축은행은 퇴출 한달전 직원들이 자사주를 살 때 빌렸던 37억원의 대출금을 회사돈으로 갚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31일로 정해진 적기시정조치 유예기간을 늘리면서 오히려 저축은행 피해자를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ipe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