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통진당 ‘구원투수’ 강기갑, 오늘 대표단 회동
뉴스종합| 2012-05-09 10:48
통합진보당의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강기갑 의원이 9일 오후 이정희ㆍ유시민ㆍ심상정ㆍ조준호 등 당대표단과 비공식회동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한다. 비당권파는 최근 강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은) 양쪽을 다 수습하고 설득해야하는 역할이다. 일단 양 진영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민감한 사안이어서 아직 분명한 입장을 얘기할 순 없다. 좀더 상황을 봐야한다”면서 비대위원장직 수락에 대한 직답은 피했다. 비당권파는 강 의원이 당 내부상황에 정통하면서 한쪽 계파에 휘둘리지않을 유일한 인사라고 보고, 비대위원장 직을 강하게 권유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비당권파 쪽에서는 강기갑 의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내일 중으로 정리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강 의원께서 받아들이실 것으로 보고있다. 당권파 쪽에 거부감을 줄 수 있어 현 상황에서 확답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비대위 구성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10일 전국운영위원회에 상정될 안건은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반쪽’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심상정 유시민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는 당권파의 비협조시 운영위에서 현장발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가운데 강 의원의 중재자 역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당권파는 지난 5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현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6월 초까지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내용의 권고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권고안이 현실화되려면 10일 다시 열리는 운영위에서 권고안을 제안하고, 12일 전국위원회에서 확정해야 한다. 당 관계자는 “당권파가 운영위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논의자체가 안되고 있다.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구상안만 오고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당내 당권파와 비당권파인 국민참여당파ㆍ진보신당 탈당파ㆍ노동계 인사를 두루 중용하고, 시민단체와 학계ㆍ법조계 등 외부인사를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당권파 쪽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2008년 분당사태를 반복할 수 있다고 보고 운영위의 권고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정희 대표도 지난 5일 “비대위는 당을 장기간 표류시킬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2008년 분당도 비대위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2008년 당시 민노당은 심상정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그러나 당권파의 필리버스터(고의적 의사진행 방해) 등으로 소수 비당권파를 몰아부쳤고, 이에 반발한 비당권파가 결국 탈당, 진보신당을 창당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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