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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물량만 수조원…매도공세 언제까지
뉴스종합| 2012-05-09 11:19
LG화학 3425억 매도 뭇매
IT株 차익실현 물량 쏟아져

기관자금 대거 유입 불구
박스권 장세 당분간 지속


수급은 펀더멘털에 앞선다. 국내 증시가 꼭 그런 모양새다. 시가총액 상위의 대표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지만 증시는 유럽계 자금의 매도공세에 박스권에 갇혀버렸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 유럽 관련 정치적 이슈들이 일단락 될 때까지는 유럽계 자금의 매도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단 5일간 영국계 자금이 5600억원 순매도로 유럽계 자금의 매도세를 주도했고, 프랑스와 룩셈부르크가 각각 1900억원, 18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의 순매도 규모는 5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으며, 헤지펀드 자금으로 분류되는 케이만아일랜드는 2000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문제는 유럽계 자금이 앞으로 얼마나 더 팔아치울 수 있느냐다.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쓰나미처럼 빠져나간 만큼 작년과 같은 대규모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올 들어 들어온 자금은 잠재 매도물량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월별 순매수를 기록한 3월까지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금액은 6조7870억원이다. 유럽계 자금은 4월에 1조원,이달들어 9100억원 각각 순매도됐다. 앞으로도 나올 유럽계 매도물량이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는 6월 프랑스 총선이 관건이다. 총선에서 하원 다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올랑드 신임 대통령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고, 유럽 재정협약 재협상 또는 긴축철회는 진행되기 어려워진다.

외국인의 매도공세에서 최근 뭇매를 맞은 업종은 화학이다.

이달 들어 LG화학이 3425억원 순매도로 외국인 매도 1위로 올라섰고, 호남석유도 5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올 들어 화학주들의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먼저 팔아치운다는 것은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시그널일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 매도의 경우 차익실현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각각 3181억원, 444억원 순매도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자동차 및 관련 부품과 소비자서비스 업종은 사들였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만도, 한국타이어 등이 순매수 1~4위를 모두 차지했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화학 매도, 자동차 매수와 함께 소비자 서비스, 미디어,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를 매수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약화된 만큼 당분간 기관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화학주의 경우 외국인이 대거 팔아치웠지만 기관 매수세에 주가는 오히려 반등에 성공했다.

윤소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을 이끈 주역은 기관으로,소외됐던 중형주로 기관 자금이 유입됐으며 박스권 장세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들도 매수했다”고 분석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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