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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여고 유기동물 해부 논란…“명백한 동물학대”
뉴스종합| 2012-05-12 22:30
유기동물 해부 논란

[헤럴드생생뉴스] 인천의 한 여고에서 개와 고양이 등 유기동물을 갖고 해부 실습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 홈페이지에 최근 “A여고에서 유기동물 해부실습이 이뤄지고 있다”며 “학교와 교육청에 항의전화를 해 중단시켜야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A고교 교사와 학생들로 추정되는 2~3명이 고양이와 토끼, 개를 해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10여장이 증거로 첨부됐다.

사진을 보면 우선 수술용 가위를 든 인물이 고양이 사체를 잡아주는 보조 1~2명과 함께 고양이 가죽을 순차적으로 제거하는 모습이 보인다. 토끼는 머리와 다리를 제외하고 모두 박피된 상태로 상자에 담겨있다.

개 해부실습 사진은 다소 엽기적이다. 교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술용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개 내장 부위를 늘려 누군가에게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폐가 커지는 모습을 관찰하고 싶다면?→기도에 빨대를 꽂고 공기를 불어 넣는다’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 2장은 한 인물이 실제 빨대로 해부된 개 폐에 공기를 불어넣어 폐가 부풀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반으로 자른 개 심장을 맨손에 쥔 사진과 수술용 장갑을 낀 두 손으로 개 자궁을 힘껏 잡아당기는 사진도 있다. 해당 사진에는 해당 장기의 기능을 설명하는 글이 함께 붙어 있다.

동물단체는 불필요한 해부가 학교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해부실습은 학생들이 생명의 고통에 무감각해져 동물을 물건처럼 여겨 엽기적인 학대를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박소연 동사실 대표는 “수의학과 학생들도 정말 필요할 때만 해부실습을 한다. 전문가도 아닌 고등학생들이 왜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면서 “미성숙한 학생들이 충격을 받고 엽기적인 동물학대를 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학교 측에 이런 부작용을 고려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A고교 해부실습 사실을 제보받은 동물보호단체와 누리꾼 등이 인천시교육청에 항의했고 11일 시교육청이 A고교에 동물 구입 경위와 사유 등에 대한 경위보고를 받은 상태다.

A고교 측은 의대나 생물학과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해부학교실에서 실습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담당 교사가 해부를 진행하고 학생들은 참관한 후 보고서를 썼으며 유기동물 사체를 구했다고 했다.

A고교 관계자는 “해부실습은 교과협의회를 거쳐 결정됐다”면서 “개구리 해부는 고교 수준에 맞지 않아 고민하던 중 수의사인 학부모가 지자체 유기동물센터에서 안락사 처리한 것을 구해다 줘 실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적 목적으로 진행했는데 문제가 커질 줄은 몰랐다”면서 “물의를 빚었다는 점에서 자숙하겠지만 학생들에게 나쁜 교육을 시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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