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내 양대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모두 1분기에 2000억원 내외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가 수송량이 다소 적은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결국 선사들의 실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유가 흐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218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당기순손실도 3384억원으로 그 규모가 더 커졌다.
한진해운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한 것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컨테이너 사업부의 부진 때문이다. 1분기 컨테이너 수송량은 7.4% 늘어난 10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였지만, 운임이 하락한데다 매출 원가가 높아져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매출원가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바로 유류비였다. 한진해운의 1분기 매출원가는 전년 동기대비 8.2% 증가했는데, 이중 유류비는 11.7% 늘어 다른 원가보다 3.5%포인트 가량 더 늘었다. 컨테이너선의 주요 연료가 되는 벙커C유 가격이 급등하다보니 유류비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벙커C유 평균 가격은 t당 750달러 내외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0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안그래도 비수기로 인해 수송량이 줄고, 운임도 낮아 수익성이 떨어졌는데, 유류비 부담까지 늘어나니 적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176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720억원)보다 커졌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은 물론,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도 유류비 부담이 5%포인트 늘다보니 적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해운업계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원유와 달러의 상관관계 때문에 유류 비용 헤지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다”며 “유가 변동에 따라 성과가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헤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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