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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마저 신용경색…유로위기 재점화
뉴스종합| 2012-05-15 11:22
“이탈리아 정부 부채 상환능력 의문…은행들 대출금 회수·수익성 타격”

3월 국가부채 1조9460억유로
빚더미서 허우적…실물경제 급속마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칼끝이 이번엔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 이탈리아의 은행들로 향하면서 그리스에서 발원한 위기감이 스페인을 넘어 이탈리아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정부 부채 위기가 실물 경제를 급속히 마비시키며 급기야 신용 경색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무디스는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4일 유니크레디트은행과 인테사 산파올로 은행 등 이탈리아 26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들 은행이 유로존의 위기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부채 상환 능력이 의문시되면서 이미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와 수익성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무디스 측의 설명이다.

이탈리아의 3월 국가부채 규모는 1조9460억유로(약 2886조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밝혔다. 이는 GDP의 120%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 1월의 1조9350억유로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최대치를 다시 쓴 셈이다.

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마리오 몬티 정부는 지난해 말 200억유로 상당의 강력한 긴축카드를 빼들었지만, 경기 후퇴와 이로 인한 반발 여론에 맞닥뜨려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수출 주도의 성장을 해오던 이탈리아 경제는 2010년 이후 점차 유로존 평균 성장률마저 밑도는 심각한 저성장의 덫에 걸려 있다. 급기야 올해는 3년 만에 역성장이 예상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0.4~-0.5%에서 -1.3~-1.5%로 낮췄다. 이탈리아 경제는 낮은 생산성과 기업 경쟁력, 취약한 자본시장 등의 고질적인 문제에다 유로존 부채 위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안팎에서 곪아가는 상황이다.

그리스 스페인에 비해 월등히 큰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이탈리아마저 휘청일 경우 유로존 위기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을 게 불 보듯 뻔하다.

유럽중앙은행의 역할 확대 등 유럽연합(EU) 차원의 추가 정책 공조가 시급한 이유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은 두 번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통해 1조185억유로의 유동성을 약 800개 은행에 공급했다.

유로존은 5000억유로 규모의 유럽안정기금(ESM) 확보 등 방화벽을 두텁게 하는 조치들도 취해졌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의 방화벽에 대한 신뢰가 식어가고 있다”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의 위기 전염을 방어하기에 규모 면에서 충분치 않은 데다 ESM이 대규모 대출을 늘리는 것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장 피에르 주네 프랑스 정부 금융시장 규제 담당 수석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시 연쇄 충격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15일 독ㆍ불 정상회담에 이어 23일, 31일엔 EU 정상회담, 30일 유럽 통합 보고서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관심이 쏠린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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