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안전자산 이젠 金 보다는 달러?
뉴스종합| 2012-05-18 11:20
달러 인덱스 14일 연속 상승세
금 가격 상승불구 기대감 낮춰
국내 시장 수익성엔 악화 우려


유로존에 대한 불안감으로 연일 급락장이 연출되는 가운데 미국 달러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세계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날로 강화되는 중이다.

최근 달러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불리던 금을 밀어내고 안전자산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유럽ㆍ일본ㆍ영국ㆍ캐나다ㆍ스웨덴ㆍ스위스)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81.579로 마감했다. 지난 1월 중순 이래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달러 인덱스는 이로써 14일 연속 상승하며 연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달러 인덱스는 1985년 12일 연속 상승했던 것이 최고 기록이다.

달러 강세는 유럽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 등이 개선되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후 미 연준이 가까운 시일 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에 힘을 실어줬다. 이제 안전자산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던 금의 자리를 달러가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는 금보다는 달러”라며 “달러 인덱스는 강한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반면 상품 가격은 개별품목의 수급보다는 전반적인 위험자산 가격의 하락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 가격은 최근 하락폭이 커진 뒤 상승반전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연말 온스당 1600달러가 무너진 뒤 1550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의 위상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기대감을 낮춰야 하는 국면인 것은 확실하다.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안전자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안전자산이 미국 달러ㆍ국채,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금이었다면 이제 스위스 프랑과 금이 빠지고 독일 채권으로 재편되는 식이다.

한편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속에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다.

달러 강세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김지만 우리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 실패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원화자산에 대한 이탈 우려가 확산됐다”며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외인의 원화 채권 매수 강도가 약해지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원화 약세가 수출주에 도움이 된다는 일반적인 이론도 현 상황에서는 적용되기 힘들 전망이다.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달러 강세가 아니라 불안감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오히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으로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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