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속도 100배 UP…삼성 미래반도체도 선점
뉴스종합| 2012-05-18 12:02
실리콘 대체 신개념 소재
더 작고 더 빠른 제품생산 가능
미래형 트랜지스터 개발 길터
세계권위 사이언스 소개



삼성전자가 기존의 반도체보다 100배 이상 빠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하며 또 한 번 ‘반도체 신세계’를 열었다. 현재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서 10년 뒤면 더욱 빨라질 세상에 대비, 속도전쟁에서 앞서 가겠다는 삼성전자의 구상이 본격적으로 발동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을 활용해 새로운 구조의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세계적인 권위의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리며 국제적인 검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이 기술은 잘 깨지기 쉽다는 실리콘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의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에는 실리콘 소재의 트랜지스터가 수십억 개씩 들어 있다. 반도체 성능을 높이려면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 전자의 이동 거리를 좁혀야 하는데 이 때 실리콘의 약한 성질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성이 더 활발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대안으로 꼽혔는데, 바로 이 소재가 그래핀이다. 


하지만 그래핀 역시 필요할 때 전류를 차단할 수 없어 반도체 소재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차단이 제때 안 돼 그래핀의 장점인 이동성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그래핀의 장점은 유지하고 전류를 차단할 수 있는 획기적 소자를 개발했다. 박성준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설명회를 통해 “그래핀과 실리콘을 접합해 장벽을 만들고 이 장벽의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전류를 켜고 끌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소자를 개발했다”고 미래기술을 소개했다. 이 소자의 이름은 ‘배리스터’다.

배리스터가 개발됨으로써 실리콘으로 고집적의 반도체를 구현할 수 없다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그래핀의 활발한 이동성으로 반도체의 연산속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그래핀을 활용한 트랜지스터가 완성된다면, 현재보다 100배 이상 좋은 컴퓨팅 파워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배리스터를 활용해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어 상용화 하기까지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10년 뒤 100배 이상 빠른 반도체가 전자제품에 탑재되면 사용자들은 훨씬 빠른 속도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효영 성균관대 자연과학대 화학과 교수는 “2005년부터 그래핀에 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전류가 매우 활발히 흐르는 그래핀의 성질로 트랜지스터 개발이 쉽지 않았다”며 “일정 에너지를 가할 때만 전류가 흐르는 밴드갭 기술을 그래핀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기술은 매우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그래핀이란= 그래핀은 흑연(Graphite)과 이중결합(Diene)라는 두 용어를 결합시켜 만든 합성어. 연필심의 주원료인 흑연은 여러 개의 판이 층층이 쌓여져서 만들어진 3차원의 물질로, 이러한 층 중에서 하나로 분리한 것이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탄소원자 6개로 이뤄진 2차원 결정성 물질로 강철보다 100배 단단하고, 열ㆍ전기 전도성 매우 높아 전기전도도 구리보다 100배 이상 강하다. 전기전도성이 좋고 신축성이 좋아 휘어지는 디스플레이(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활용된다. 특히 그래핀에서는 전자가 마치 질량이 0인 것처럼 움직여 기존 반도체보다 전기의 흐름이 최소 100만배 이상 빨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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