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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유리회사들이 한국에 몰려드는 까닭은
뉴스종합| 2012-05-21 06:58
세계 3위의 LCD 유리원판 제조기업인 일본전기초자(NEG)사가 최근 경기도와 5억 달러를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파주 당동외국인투자지역에 OLED용 유리원판 제조를 설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NEG사가 해외에 LCD 유리원판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EG까지 경기도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사히글라스, 아반스트레이트 등 LCD 유리원판 제조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의 기업들이 모두 한국에 진출한 셈이 됐다.

세계적인 유리 회사들이 한국을 찿는 이유는 뭘까. 바로 ‘신선한’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유리기판의 최대 소비자라 할 수 있는 삼성과 LG가 한국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이들 유리업체들이 생산하는 디스플레이용 기판은 첨단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2.2m*2.5m 정도 크기의 유리기판을 생산한다. LCD패널을 만드는 업체들이 이를 사다가 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사용하게 된다. 2.2m*2.5m정도의 크기면 40인지 TV용 패널 12장, 46인치는 6장 정도가 나온다.

하지만 패널업체들에게 옮기는 것이 만만치 않다. 신용카드 두께보다 얇은 0.5~0.7mm 수준의 극히 얇은 유리판이다 보니 운송과정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깨지는 것은 물론이요 불순물이 유입되면 다시 씯어내야하기 때문이다. 유리 기판들을 쌓아서 담는 특수 크레이트와 무진동차량 등이 동원되다보니 실제 파손율은 낮지만, 기업입장에서는 그만큼 비용과 공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때문에 유리업체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운송 시간과 거리를 최소화 할 수 있게 고객들 근처로 몰려드는 것이다.

LCD유리기판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코닝정밀소재 관계자는 “마치 젖소목장들이 우유생산회사 근처에 몰려있어서 원유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독보적 강국임을 방증하는 사실이기도 하다.

유리기업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그만큼 LCD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각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LG는 아예 직접 만들겠다고 나서는 등 기판가격의 하락압력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운송비까지 감안하면서 승부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수년전만해도 100만원을 호가하던 자르지 않은 유리기판의 가격은 그 몇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그런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을 비롯한 유리회사들의 한국 설비 확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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