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이달말 휘발유 ℓ당 200~300원 인상?…이란산 원유 수입중단 파장
뉴스종합| 2012-05-21 11:26
[헤럴드경제=박세환기자] 오는 7월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제재로 이달말부터 이란산 석유수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해지면서 국내 휘발유값이 많게 ℓ당 300원 가까이 급등하는 등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대이란 제재를 발표한 EU가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에 대해 유럽 보험사의 보험 제공을 중단하는 등 본격적인 제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직 오는 23일 열릴 ‘P5+1(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독일)’과 이란 간 협상이 남아 있지만 서로의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어 현재로선 제재 조치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보험사들이 유조선에 대한 보험을 중단할 경우 선적과 수송 소요시간을 감안하면 이란산 원유 국내 수입은 5월말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원유 수입량 9억3000만 배럴 가운데 이란산 원유는 약 9.4%인 8700만 배럴에 이른다. 전체 수입량에서 절대적인 비중은 아니지만 안심할 수 없는 건 이란산 수입 전면중단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들어 100일 넘도록 최고가를 경신하던 국내 기름값이 또다시 고공행진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대 이란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배럴당 160달러대로 치솟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샴세딘 호세이니 이란 경제장관은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오는 7월부터 EU의 이란 제재가 시작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이니 장관은 “이란 제재의 승자와 패자가 누구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란으로서도 어려운 문제지만 나머지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며 유가가 급등할텐데 이것이 최선의 접근법인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은 지난 33년간 제재도 견뎌왔다” 며 “이란 경제는 앞으로 제재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페르시아만 주변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배럴당 110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재부상하면서 배럴당 92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EU의 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중단될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 배럴당 160달러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고 그로인해 국제유가 불안현상이 나타날 경우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휘발유값은 ℓ당 200~300원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이란의 ‘핵사태’ 악화 전후로 2008년 4월 배럴당 90달러 안팎이던 국제유가가 같은 해 7월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치솟으면서 같은기간 국내 휘발유값는 ℓ당 300원 가까이 급등했다. 실제로 조선일보가 단독입수해 보도한 금융당국 보고서에서도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 국내 유가가 10~20% 정도 상승, 휘발유의 경우 ℓ당 200원 정도 치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SK에너지의 연간 원유 수입량 3억2000만 배럴 가운데 이란산 원유는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 역시 원유의 30%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중단될 경우 원유 수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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