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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화 그만…대학축제가 달라진다
뉴스종합| 2012-05-22 11:45
걸그룹 등 연예인 동원 눈총
기업체 홍보 일색 벗어나
유기농 채식페스티벌 등 눈길
수익금 이웃돕기로 쓰기도



대학가 축제가 갈수록 상업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문제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실질적으로 지원해주는 취지의 ‘개념’ 프로그램이 대학생 사이에 큰 호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최근 대학 축제는 외국계 화장품 회사의 홍보 부스, 대형 전자업체의 체험코스 등 상업적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 축제는 기업의 홍보 축제”라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개념’있는 대학생의 ‘개념’있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축제가 한창인 2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중앙광장. 대기업의 요란한 행사부스 사이에 작은 부스 하나가 눈에 띈다. 고려대 학생모임인 ‘마음을 먹는다’가 운영하는 ‘유기농 채식 페스티벌’이다.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수제빵ㆍ과일주스 등을 판매하고 채식에 대한 관심은 물론 로컬푸드와 같은 환경문제 전반에 대한 관심을 위해 기획됐다.

행사를 기획한 장하연(25ㆍ여ㆍ경영학과) 씨는 “채식이 단순히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환경을 위해 필요한 것임을 학생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향후 온전한 밥상이라는 주제로 학생이 먹거리뿐만 아닌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축제기간 고려대 총학생회에서 운영하는 주점 및 부스의 수익 전액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돕기에 쓰인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 대학 축제가 상업화에 치우친 면이 있다”며 “이번 축제를 기점으로 다양성이 존재하는 진정한 대학생의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강대도 21일부터 시작된 축제기간 홈리스 자활을 위한 잡지 ‘빅이슈 코리아’의 판매원에게 교내 공간을 제공하고 잡지를 팔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의 자활을 위해 학생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공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학생의 반응도 뜨겁다.

성지희(22ㆍ여ㆍ고려대 경영학과) 씨는 “점점 축제가 대기업의 홍보 공간으로 바뀌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유기농 채식 페스티벌을 통해 건강은 물론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원택(25ㆍ서강대 경제학과) 씨는 “축제에 고액을 들여 유명가수를 부르는 것이 과연 얼마나 뜻깊은 추억이 될까 고민해 왔다”며 “이번 축제처럼 어려운 곳에 있는 분을 돕는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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