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ING생명 최대규모 배당 추진…그룹본사 유동성 확보 나서나
뉴스종합| 2012-05-23 11:22
1400억원 규모 주주배당 예정
고배당 자제 당국과 마찰 불가피


네덜란드계 생명보험사인 ING생명이 국내 진출 이래 최대 규모의 주주배당을 또 다시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을 앞둔 ING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ING생명 국내법인에 대한 자금 회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고배당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당국 및 생보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다음달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결산 보고 및 1400억원 가량의 주주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ING생명의 당기순익은 2400억원 가량으로, 주주배당 금액이 당기순익의 절반이 넘는다. 이 같은 배당규모는 ‘생보 빅3’인 삼성생명의 3분의 1 수준, 대한생명의 약 3분의 2 수준이나 교보생명보다는 2배 이상 많다.

지난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도 당기순익이 1632억원 불과했으나, 무려 4000억원의 주주배당을 추진했다가 금융당국의 반대로 950억원을 배당하는데 그친 바 있다.

ING생명의 고배당 추진을 두고 본사의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금융권은 해석하고 있다.

한 외국계 생보사 고위 관계자는 “ING생명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 즉 유럽상황이 매우 안좋아지고 있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는 등 자금축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을 추진 중인 ING생명이 내부유보를 해서 기업가치를 높일수도 있는 데 굳이 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은 그 만큼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배당 자제를 요구하는 금융당국과 ING그룹 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규모의 적정성을 감안해 고배당을 자제토록 유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기존 방침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M사 등 일부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방침에 협조하지만, A생명ㆍL생명ㆍC생명 등은 기존대로 배당을 추진키로 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지난 2004년부터 단 한번도 주주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했다”며 “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해외법인을 매각하고 자금을 회수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