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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붕괴되면 유로 가치 발행국 따라 달라질 것”
뉴스종합| 2012-05-23 16:35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 ‘당신의 유로화는 그리스 유로인가 혹은 독일 유로인가?’
유로화가 붕괴될 경우 어떤 나라에서 발행된 유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경제적 득실이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존 케이 옥스포드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매사추세츠 달러인지 캘리포니아 달러인지를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그리스 유로인지 독일 유로인지를 구별할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존 케이 교수에 따르면 개별 국가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할 때에는 국내법으로 정해진 환율을 적용해 자국의 통화를 기준으로 한 계약을 유로 기준 계약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할 때 기존 계약을 유로화로 진행할지, 개별 통화로 진행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인 불안과 법적 변화 등을 감수해야 하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유로가 붕괴된 후 어떤 통화를 적용했을 때 자신의 자산 가치가 어떻게 평가될지를 가늠해봐야 한다고 존 케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주머니에 있는 유로 동전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예금과 대출, 주택담보대출, 사업 계약, 월급, 물가의 문제”라며 “그리스 은행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존 케이 교수는 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유로존의 존속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그리스를 토대로 삼아 유로존 붕괴의 결과를 저울질하고, 점점 많은 사람들이 어떤 통화가 이득이 될 지를 생각하면서 단일 통화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과 “싼 통화가 비싼 통화를 구축한다”는 로버트 먼델 콜롬비아대학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며 그리스 사태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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