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서에 내가 어떻게 가”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검사들
뉴스종합| 2012-05-24 09:19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1. 23일 검찰과 경찰은 제2차 수사협의회를 가졌다. 3월 말께 만난지 두달여만의 일이다. 당초 매달 열기로 했던 협의회가 두 달만에 열린 것은 장소문제가 컸다. 1차 협의회를 검찰청사에서 했으니 2차는 경찰청사에서 하자는 경찰의 제안을 검찰이 “검찰 차관급 인사가 경찰청사로 갈 수는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들은 서초동 인근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2. 김수남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은 휘하에 있던 최재호(48) 부장검사가 기자 2명을 연달아 성추행해 물의를 빚었지만, 두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기자단에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기자들을 만나 사과하려면 기자실이 있는 경찰서에 가야 하는데 검사장 신분으로 경찰서를 갈 수 없으니 제 3의 장소에서 만나자는 것이다.



최근 검사들의 지나친 권위의식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유치장 감찰을 제외하면 검사는 경찰서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실수를 사과하기 위해서나 기관간 업무협조등 필요한 일이 생겨도 경찰서는 극구 피한다.

참고인 조사, 피고소인 조사등 사회정의실현을 위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일에도 예외는 아니다. 밀양 경찰간부의 검사 고소사건 피고소인인 박대범(38)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는 경찰의 소환요구를 3차례나 거부하며 서면답변만 보냈다. 앞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기소청탁 사건과 관련돼 참고인 출석을 요구받았던 박은정 검사와 최영운 검사도 경찰서에 갈 수 없다며 각각 서면과 전화로 조사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경찰서를) 지휘하는 입장에 있는 검사가 경찰서에 소환 등으로 불려가면 아무래도 체면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권위의식이 검ㆍ경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저해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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