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속보]'혈세논란', 의원회관 입주 재검토
뉴스종합| 2012-05-24 10:17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제2 의원회관 개관과 관련,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의원실 두 배 확장 공사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고 나섰다. 국회 사무처의 무분별한 ‘호텔급 의원실’ 돈 씀씀이에 국회의원들까지 눈살을 찌푸리며 제동을 건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회관이 국민들 눈에 지나치지 않나 하는 비판이 있다”며 “옛날 의원회관 방을 두개씩 터야하는 것에 대해 검토해 달라고 국회 사무총장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제2 의원회관 개관 및 구 의원회관 리모델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최고위에선 국회 사무처 및 관련 예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예산증가율이 일반 행정부보다 훨씬 높다”며 “국가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국회의원들이 말과 실제 쓰는 돈이 매치가 안됐다는 증거”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반응은 전날 개관한 제2 의원회관의 호사스러움에 대한 여론의 지적과 맥을 같이한다.

특수 코팅된 이중 유리로 외벽을 감싸고, 대리석을 온갓 곳에 깔아논 새 의원회관 건물은 공개와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의원실 한 칸의 넓이는 7억 원에서 10억 원을 넘는 서울시내 중형 아파트보다도 넓었다. 300명의 국회의원을 위해 마련된 약 340여 평의 전용 사우나에는 5명의 트레이너와 4명의 이발ㆍ미용사, 1명의 보조 사무원이 상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공간과, 별도 인력의 월급은 모두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된다.

문제는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써 가며 새로만든 의원회관에 의정활동이나 일반인들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신축 의원회관에 새로 마련된 회의, 세미나 공간은 모두 4개에 불과하다. 좁고, 낡고 불편하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왔던 좁은 구 의원회관의 5개 간담회실, 2개의 세미나실의 절반에 불과한 숫자다. 각종 간담회나 의정보고회, 또는 공청회를 열 공간을 잡기 위해 국회 이곳저곳을 누벼야 하는 보좌관들의 고단함은 신축 의원회관의 개원과 상관없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의원회관을 찾는 일반인들의 불편함도 한층 더해졌다. 각종 민원서류나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걸어다녀야 할 민원인이나 방문객의 동선은 예전의 2배로 늘었지만, 이들을 위한 방문자센터는 예전 그대로였다. 자판기 1~2대와 의자 몇 개, 그리고 의원님들에게 전달할 선물을 배달하는 택배 기사들이 짐을 내려놓을 공간 정도면 족한 방문자센터를 늘리는데는 인색했던 탓이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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