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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안에 너도나도 안전자산..원자재價는 급락세
뉴스종합| 2012-05-25 09:57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공포와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 달러 강세 등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뭉칫돈이 빠져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을 업고 장기 상승 곡선을 그려온 원자재 가격이 본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잇따른다.

기초금속과 귀금속, 원유, 농산물 등을 편입하는 다우존스-UBS원자재지수는 지난해 4월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진 상태다. 특히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90달러 언저리까지 추락했다. 전일 뉴욕 상품시장에서 구리 선물 가격도 연중 최저치를 다시 쓰는 등 주요 원자재값은 대부분 약세다.

이같은 주요 원자재값 하락의 주된 요인은 유럽 부채 위기발 세계 경기 불안이 실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다. 무엇보다 원자재 수요를 떠받쳐온 중국마저 경기 부진이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최근의 약(弱) 유로-강(强) 달러 흐름도 원자재 시장엔 악재다. 국제 상품시장에선 미 달러로 거래가 이뤄져서 달러 가치 상승시 원자재 투자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달러 가치는 유로당 22개월래 최고 수준이고, 엔화에 대해서도 강세 행진이다.

영국 브레윈돌핀의 닉 스태노제빅 분석가는 WSJ에 “원자재 시장의 ‘수퍼사이클’이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과 도시화, 산업화 비율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원자재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은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선회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세계적인 뮤추얼 펀드들이 그렉시트 시나리오에 대비,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6개월새 주력 상품인 토탈리턴펀드내 미 국채 비중을 늘렸고, 지난달엔 독일 국채 편입도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일 7년물 미 국채 매각에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다시 썼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1.76%대로 내려가 한달전 대비 2%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AP통신은 “그렉시트 우려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거래하기에 수월한 미 국채 수요는 탄탄하다”고 전했다.

한편 부도 위험이 높아진 그리스를 비롯, 남유럽 위기국 국채에 대해선 향후 가치 하락에 베팅, 사놓지 않은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공매도(short-selling) 세력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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