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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시장 뭉칫돈 ‘엑소더스’
뉴스종합| 2012-05-25 11:33
기초금속·귀금속·원유·농산물…
다우존스-UBS 20% 넘게 빠져
WTI 배럴당 90弗 언저리 추락
이탈자금 美·獨국채 등에 쏠려
7년물 美 국채금리 ‘사상최저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공포와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 달러 강세 등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을 업고 장기 상승 곡선을 그려온 원자재 가격이 본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잇따른다.

기초금속과 귀금속ㆍ원유ㆍ농산물 등을 편입하는 다우존스ㆍUBS원자재지수는 지난해 4월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진 상태다. 특히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90달러 언저리까지 추락했다. 전일 뉴욕상품시장에서 구리 선물가격도 연중 최저치를 다시 쓰는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대부분 약세다.

이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은 유럽 부채 위기발 세계 경기 불안이 실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다. 무엇보다 원자재 수요를 떠받쳐온 중국마저 경기 부진이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최근의 ‘약(弱)유로-강(强)달러’ 흐름도 원자재 시장엔 악재다. 국제 상품 시장에선 미 달러로 거래가 이뤄져서 달러 가치 상승 시 원자재 투자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달러 가치는 유로당 22개월래 최고 수준이고, 엔화에 대해서도 강세 행진이다.

영국 브레윈돌핀의 닉 스태노제빅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원자재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과 도시화ㆍ산업화 비율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원자재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은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선회하고 있다.

WSJ은 25일 세계적인 뮤추얼펀드들이 그렉시트 시나리오에 대비해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6개월 새 주력 상품인 토털리턴펀드 내 미 국채 비중을 늘렸고, 지난달엔 독일 국채 편입도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일 7년물 미 국채 매각에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다시 썼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76%대로 내려가 한 달 전 대비 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AP통신은 “그렉시트 우려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거래하기에 수월한 미 국채 수요는 탄탄하다”고 전했다.

한편 부도위험이 커진 그리스를 비롯해 남유럽 위기국 국채에 대해선 향후 가치 하락에 베팅, 사놓지 않은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공매도(short-selling) 세력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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