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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후 바꾼 ‘슈퍼화산’ 곧 터지나?
뉴스종합| 2012-05-31 16:24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76만년 전 대폭발로 미국 캘리포니아 동부를 강타한 것도 모자라 북미 대륙 절반을 재로 덮었던 엄청난 위력의 초대형 슈퍼화산이 500년 뒤 다시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각) 미국 밴더빌트 대학 연구진이 캘리포니아주 롱밸리의 슈퍼화산 터 암석 속 석영결정체 표본을 분석한 결과 슈퍼화산의 마그마가 500~3000년 간 고인 뒤 분출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즉 가까운 미래에 슈퍼화산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그 어떤 화산의 폭발보다도 수백배나 큰 이 정도 규모의 화산에서 분출이 일어나면 수천 ㎦의 파편이 방출, 향후 수년간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학자들은 7만여년 전 인도네시아 수마스트라 섬에서 일어난 토바화산 폭발의 예를 들며 당시 폭발 후유증이 너무도 커 오랜 시간동안 지구 전역의 인류문명이 사멸 직전이었다고 설명했다. 토바화산 폭발은 가장 최근 일어난 슈퍼화산 분출사건이다.

현재까지 학자들은 거대한 규모의 화산 분출이 일어나기까지 지하에 최장 20만년 정도의 마그마가 고여야 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 이유는 그동안 학자들이 고고학 유물이나 공룡 뼈 연대분석시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방사능이 함유된 지르콘 결정체 분석을 통해 화산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

하지만 롱밸리의 비숍 터프 퇴적암의 석영결정체를 분석한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동부를 강타했던 초대형 마그마굄이 마그마가 형성되기 시작한지 500년 이내에 분출됐음을 알아냈다.

마그마굄은 형성 초기에는 거의 순수한 액체 상태의 암석 상태며 재결정화한 광물질 거품이 약간 섞여있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정체 형성과정이 그치면서 마그마가 분출하게 된다. 따라서 결정체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형성기간은 분출까지 마그마굄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존재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셈.

더욱이 화산 지하의 마그마굄 속에서 석영이 형성되는 기간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연구진은 이번 롱밸리의 화산 결정체가 형성 시간을 통해 마그마 형성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슈퍼화산의 마그마 형성에 걸리는 시간이 ‘지질학적’ 차원이 아닌 ‘역사적’ 차원이라는 사실은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마그마굄의 형성 과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분출을 예측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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