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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투자 내리막길..공장주문 38개월來 두달 연속 감소
뉴스종합| 2012-06-05 09:16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미국 제조업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공장주문 실적이 두 달 연속 예측치보다 크게 줄어드는 등 미 기업들의 투자가 내리막길로 진입하고 있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주문자체를 꺼리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공장 주문이 전달보다 0.6% 줄어들어 0.2% 상승을 점쳤던 시장전문가들의 예측이 완전 빗나갔다. 이는 지난 3월 2.1%나 급감한 데 이은 것으로,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은 2009년 1~2월 이후 38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올해 들어서만 1~4월 가운데 석 달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의 설비투자 추이를 반영하는 중장비, 컴퓨터 등 비(非) 방산 자본재의 주문은 3월 2.3%에 이어 4월 2.1%나 또 내려앉아 기업 투자심리가 냉랭함을 보여줬다.

그간 미국 경제회복을 견인하던 자동차, 기계, 컴퓨터 등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수요가 미끄러지면서 공장주문이 급격히 위축됐다. 부문별로 자동차와 부품 주문이 0.5%, 기계류는 2.9%, 컴퓨터 및 전기전자는 0.8% 각각 줄었다.

경기가 식고 있고, 기업들이 미국 고용 시장 불안, 유럽 채무 위기 악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연말까지의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해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및 일부 아시아의 경기침체가 정부의 세금우대조치 축소에 따른 기업지출 감소와 맞물려 공장주문을 위축시켰으며 고용감소도 가계 부문이 자동차와 같은 고가 상품의 구매를 꺼리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동차, 항공 등 내구재 주문은 변화가 없었다. 민간항공 부문의 주문이 늘면서 전체 운송 부문의 주문은 증가했다. 운송 분야를 뺀 공장 주문은 3월 0.7% 줄어든 데 이어 4월 1.1% 또 감소했다.

RBS증권의 거이 버거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투자가 내리막길로 돌아선 것 같다. 수요가 늘지 않는 한 공장 주문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면, 투자자문업체인 RDQ이코노믹스의 존 라이딩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제조업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로, 한두 달 안에 탄탄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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