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민주당, 대권주자로 축구팀 꾸려도 되겠네
뉴스종합| 2012-06-13 11:33

안철수 빼고도 11명 출마 거론

경선 흥행 vs 난립 부작용 논란




민주통합당 대선주자가 11명으로 늘어났다. 치열한 경쟁을 넘어 ‘난립’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대선후보 경선 준비기획단을 발족시킨 민주당은 후보의 적정수 관리가 또 다른 숙제로 다가온 셈이다.

12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측 관계자는 “출마 여부까지를 포함해 주변 지인들과 (정 고문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 고문측이 ‘담대한 변화, 준비된 약속’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최근의 정치행보가 사실상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 고문의 출마까지를 고려, 민주당 대권 경쟁이 ‘11대 1’ 싸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문재인 의원, 김두관 경남도지사,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 내 3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정세균 의원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김영환 의원도 출마 의지가 강하다. 또 부산에서 3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은 민주당의 첫 대권 출마 선언으로 기선을 잡았다.

여기에 박영선 의원, 대구에 출마해 40%의 지지율을 얻은 김부겸 전 의원, 이인영 전 최고위원 등도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개정 여부에 따라 출사표를 던질 수 있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이 같은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난립은 경선 흥행을 위해 가급적 많은 사람들의 출마를 유도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해찬 대표는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으로 당 경선을 하기 위해서는 당헌ㆍ당규를 소급 개정하더라도 젊은 분들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대선 출마를 하려면 대선 선거일로부터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현행 규정을 손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들 11명의 대선주자들이 9월 정도까지 치열하게 경쟁하고, 이후 당 주자가 10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마지막 경선을 치루는, 다단계 경선을 통한 흥행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야권의 마술ㆍ마법”이라며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친 후보 난립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지율 한 자리 숫자의 후보가 난립할 경우, 범 야권 후보단일화라는 더 큰 그림을 그리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후보 간 합종연횡이나 단일화가 지지율의 합계 또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일부 지지층의 이탈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다수 주자들이 경쟁’을 유도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오판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단체 진행이 유행인 예능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기본적으로 대권 후보는 많은게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 교수는 “대신 경선 룰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난 전당대회 때처럼 외부 조직이 당심을 왜곡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사전 안전장치 마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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