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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주택난으로 캥거루족 급증 위기
뉴스종합| 2012-06-13 16:37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영국의 젊은이들이 주택난으로 집을 구하지 못해 캥거루족이 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조셉로운트리재단의 연구 결과를 인용, “100만명 이상의 영국 청년들이 향후 8년간 자기 집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모에게 얹혀 살거나 셋방살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셉로운트리재단에 따르면 18~30세의 영국 청년 중 자신의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현재 240만명이지만 2020년경에는 13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주택을 임대하는 청년은 지금보다 150만명 늘어나고 부모에 집에 남아 있는 청년도 50만명 증가해 3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을 임대하거나 숙박시설을 이용할 능력이 없는 청년도 40만명으로 예측됐다.

재단은 “이번 연구 결과는 세대간 격차의 확대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많은 청년들이 내집 마련을 꿈꾸고 있지만 꿈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청년들이 집을 마련하기 힘들어진 것은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신규 주택 공급은 2010년 4만9363호에서 지난해 1만5698호로 1년 새 68%나 감소했다.

영국 정부는 2015년까지 17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주택난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정부의 긴축 정책 역시 청년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임금은 줄고 주택 임대 비용은 늘어 저축할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내집을 마련하지 못하고 임대주택을 찾는 청년이 급증함에 따라 주택 임대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은 물론 가족 단위 및 저소득층의 주택 임대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

재단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임대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시장을 자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40만명의 청년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면서 “주택난이 ‘노숙자난’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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