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월街는 롬니를 좋아해…모금액 오바마의 8배
뉴스종합| 2012-06-14 10:52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미국 금융 중심지인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맨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바탕으로 대선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롬니와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이 금융업 종사자들로부터 3710만달러를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오바마와 그의 지지 단체가 모금한 480만달러의 8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지난 2008년 대선 때 오바마에게 기부했던 19명의 거액 기부자들도 이번에는 롬니에게 돈을 몰아줬다. 이들은 4년 전 오바마에게 21만3700달러를 건넸지만 이번에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반면 롬니에게는 4월 말까지 480만달러를 기부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들이 오바마에게 등을 돌린 것은 ‘도드-프랭크법’을 추진하는 등 금융 규제 강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롬니에 대해 “최고경영자(CEO)와 부유한 투자자만 잘 살면 나머지 미국인은 자동으로 잘 살게 된다고 오도한다”며 싸잡아 공격한 점도 금융인들의 미움을 샀다.

헤지펀드 매니저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많다”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를 포함해 많은 큰손들이 롬니에게 줄을 대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오바마에게 4600달러를 건네고 5만~10만달러를 모금했던 시터델 헤지펀드의 창립자 켄 그리핀은 “오바마가 ‘계급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롬니 측에 110만2500달러를 기부했다.

4년 전 오바마에게 2300달러를 준 베인 캐피탈 CEO 스티븐 자이드도 이번에는 롬니 측에 50만2500달러를 건넸다.

한편 오바마의 대변인 벤 라볼트는 “대통령이 금융 위기를 막고 중산층을 보호하려고 월스트리트 개혁에 애쓰는 동안 롬니는 월스트리트 호주머니에 들어가 금융인들이 다시 자기 멋대로 법규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