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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이탈(Fixit)은 유로존 ‘완전붕괴’ 신호탄”
뉴스종합| 2012-06-14 17:48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경제모범생’으로 평가받는 핀란드의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이탈을 지칭하는 이른바 ‘픽시트’(Fixit)가 일어날 경우 유로 단일통화ㆍ경제권 전체가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 마켓워치는 14일(현지시간) 매튜 린 스트래티지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의 기고를 통해 “핀란드의 소규모 경제가 이탈하게 되면 사정이 양호한 다른 회원국의 도미노 탈퇴가 이어져 유로존이 ‘위기’에서 ‘붕괴’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린은 “스페인ㆍ이탈리아 같은 부실국가의 유로존 이탈도 문제지만 멀쩡한 나라 하나만 탈퇴를 선언 해도 유로존 위기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 것”이라며 이처럼 ‘건전한 나라들’ 중 유로존 이탈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핀란드라고 주장했다.

린은 그 이유로 우선 핀란드가 튼튼한 경제를 운용하는 소규모 국가 즉, ‘경제강소국’인 점을 들었다. 인구 500만 가량의 핀란드 경제는 2000억 달러 규모로 유로존 위기의 중심이 된 그리스나 아일랜드보다도 작다. 또 2011년 핀란드 경제성장률은 2.7%로 유로존 평균을 웃돌았고, 국가부채규모도 국내총생산(GDP)대비 55% 수준으로 양호하다. 각종 신용평가사들이 매긴 국가신용등급도 최고 수준(AAA)에 속해있다.

린은 이렇듯 튼튼한 경제체질을 가진 핀란드가 정작 스페인 구제금융에 동참할 땐 일정액의 담보를 요구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유로존 금융위기의 자국 전염을 막기 위해 스페인 지원에 소극적이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핀란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부담률이 2011년 기준 1.8%로 역내 중위권에 속한다. 즉 유로존을 떠나더라도 떼일 돈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린은 핀란드가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높은 또다른 이유가 정치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핀란드 정계는 반(反)유로존 노선을 견지하는 우파정당들이 득세중이다. 특히 극우파 진정한핀란드인(TF) 당은 2007년 총선 당시 5석을 획득했으나 2011년 의회선거에서 39석을 획득해 원내 3당으로 도약했다. TF처럼 반 유로존 입장에 서있는 중도우파 국민연합당은 44석으로 원내 1당이 됐다. TF 티모 소이니 대표는 2011년 총선 당시 독일 슈피겔지와 인터뷰에서 “다른나라 빚과 경제문제를 핀란드 납세자가 책임지라는 건 납득이 안 된다”며 포르투갈 구제금융안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핀란드는 유로존 국가들 중 해외 구제금융의 의회승인을 의무화 한 유일한 국가다.

실제로 핀란드처럼 상대적으로 건전한 경제상황을 유지하면서 반 유로존 정파가 여론을 주도하는 나라들이 역내에 적지 않다. 오스트리아가 대표적이다. 오스트리아의 2011년 경제성장률은 3.3%로 같은기간 유로존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국가부채도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으로 사실상 유로존 맹주인 독일보다도 낮다. 또 오스트리아 의회는 우파 오스트리아 자유당, 미래를 위한 연합 등이 30%에 달하는 의석을 차지했다.

이밖에 GDP규모 8500억 달러,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내 기여도 5위를 유지중인 네덜란드도 경제성장률 1.6%, GDP대비 부채규모 70%로 거시경제 상황이 양호하다. 네덜란드도 극우성향 자유당이 연정에 참여한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의 신용등급을 각각 AA+ ,AAA 등 최고수준으로 유지중이다. 특히 네덜란드는 핀란드와 함께 스페인 구제금융 지원여부를 논의하던 당시 유로화안정기구(ESM)의 스페인은행권 직접지원 등을 반대했었다. 자국 납세자들의 돈이 다른나라를 돕는데 낭비된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린은 “픽시트(Finland + Exitㆍ핀란드의 유로존탈퇴)는 현 유로존이 해체 되거나 소수 국가들의 모임으로 쪼그라든 ’작은 유로존’으로 변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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