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外人 야간 파생시장 점유율 40% 돌파…국내 기관은 뭐하나
뉴스종합| 2012-06-19 09:36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 2001년 9월 11일 밤 10시. 미국 뉴욕으로부터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이 테러를 당했다는 소식이 서울에 날아들었다. 글로벌 증시는 동반 폭락했다. 수천억원 단위 자금을 운용하는 일부 자산운용사나 고유자산 운용 매니저들은 속수무책으로 하룻밤 사이 수백억원을 날려야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코스피200 야간선물과 야간옵션 시장이 열려 있어 24시간 위험 헤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유로존 위기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야간 선물ㆍ옵션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기관은 거래 비중이 1% 미만으로 적극적인 헤지 대응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19일 헤럴드경제가 키움증권에 의뢰해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야간선물의 거래량과 외국인 비중을 파악한 결과, 외국인 비중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월평균 4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코스피200 야간선물의 외국인 비중은 40.2%다. 1월말 12.9%에서 2월말 37.6%, 3월말 34.4%, 4월말 35.9%, 5월말 37.2%으로 2월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코스피200 야간선물 참여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쇼크 이후 야간선물 거래량이 늘면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됐고, 적극적인 헤지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연초이후 7월말까지 일평균 코스피200 야간선물 거래량은 7109건이었으나, 8월 이후 올해 6월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2만8430건으로 4배 수준으로 늘었다.

독일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 연계 코스피200 야간옵션의 팽창도 눈에 띈다. 코스피200 야간옵션의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7월 기준 8만1236건에서 올해 4월엔 16만5405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염명훈 키움증권 글로벌영업팀장은 “코스피200 야간 파생시장의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코스피 현물시장에 대한 헤지 거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기관의 야간선물 거래 비중은 채 1%도 되지 않는다. 주간 야간선물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인 것과 비교하면 야간 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문화와 야간 운용인력 추가 확보에 대한 부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야간 파생시장 참여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파생상품 숏(매도) 거래를 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파생상품업계 전문가는 “기관이 야간 거래를 하려면 매니저 뿐 아니라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등 백오피스(관리인력)까지 야간에 나와야한다”며 “적극적인 헤지 대응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복잡한 규제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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