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 이어 당대표 장악 ‘꼼수’
오는 29일 열리는 통진당의 전당대회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과 강병기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의 2파전이다.
강 전 부지사는 이석기ㆍ김재연 두 의원의 제명에 대해 “자진사퇴가 바람직하고, 제명 여부는 2차 조사결과가 나온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혁신비대위 측의 즉각적인 제명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강 전 부지사와 당권파가 사전에 입장조율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권파 오병윤, 김선동 의원 등이 당권 도전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당권파 입장을 강 전 부지사를 통해 관철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혁신비대위 측 관계자는 “지난 5월 말부터 당권파 측 인사들이 부산 등지를 돌며 강 전 부지사와 사전 입장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권파 측은 강 전 부지사의 당선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당권파(경기동부+광주전남) 표에 강 전 부지사 측(부산울산)표까지 합하면 혁신비대위 측 표를 충분히 압도하고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권파 당원 비율이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은 현실화될 공산이 크다.
NL계의 ‘대리운전’ 관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조직력은 강하지만 당의 간판으로 내세울 만한 ‘얼굴’이 없는 탓에 자파 출신이 아닌 인사들을 ‘얼굴마담’으로 계속 내세워 왔다. 2007년 당권파가 아닌 권영길 전 의원을 민노당의 대권주자로 선출했다. ‘PD 후보가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2008년 분당 직전 비대위원장으로 나선 심상정 비대위원장이나 최근까지 당대표를 맡았던 이정희 전 대표 역시 당권파 출신이 아니다. 이 때문에 통진당 안팎에선 당권파에 대해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불임정파’라 지칭하기도 한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