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 전문가 카이퀸 류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교수
‘런닝맨’ 등 버라이어티 인기 확산
[싱가포르=한지숙 기자] “싱가포르 10대들이 ‘런닝맨’을 너무 좋아합니다. 이들은 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인터넷으로 보는데, TV 앞에서 50부작 한국 드라마 에피소드를 기다리며 시청하는 중년 세대와는 다르죠.”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2/06/25/20120625000161_0.jpg)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한국방송학회가 ‘한국 미디어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주최한 국제세미나에서 류 교수는 ‘사이버한류’ 이후를 ‘클립퍼(Clipper)’ 세대로, 그 이전을 ‘케이블러(Cabler)’ 세대로 구분짓고 새로이 출현한 현상과 특징을 짚었다.
케이블러(1997~2007년) 세대는 안방에서 케이블 TV나 DVD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는 긴 서사구조의 한국 드라마를 보던 ‘중년주부’를 대표하는 세대다.
2008년 이후 출현한 클립퍼 세대는 동영상을 검색해 다운로드하며, 이를 재편집 및 재가공해 타인과 공유하는 ‘프로슈머’다. 주로 10대인 이들이 즐기는 콘텐츠는 K-팝(Pop) 뮤직비디오나 1~2회로 에피소드가 마무리되는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류 교수는 “‘런닝맨’의 경우 매회 에피소드가 달라지고, 걸그룹 같은 스타 게스트가 출현하며, 편집이 굉장히 빠르고, 한번 포맷을 익히면 내용 중 지역색 짙은 농담을 이해하지 못해도 시청하기 어렵지 않다”며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또 “10대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강좌도 인기다. 성인 여성들은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 강의를 듣는다”며 한국어, 패션, 음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지의 관심을 전했다.
그는 대장금이 동남아에서 제주도 관광 유행을 낳았듯, ‘런닝맨’ 속 매회 다른 장소도 한류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봤다. 류 교수가 젊은 층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한국여행 동기로서 가장 영향력있는 콘텐츠로 한국 스타(39.4%), 버라이어티쇼(25.4%), K-팝(20.3%), TV드라마(12.6%), 영화(2.3%)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입증하듯 싱가포르의 한국 여행자수는 2005년 8만여명 선에서 2009년 9만5000여명까지 늘다, K-팝 열기가 달아오른 2010년 11만여명으로 한해에만 4년치 증가분을 웃돌았다.
류 교수는 싱가포르에서 한류의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은 지 묻자 “앞으로 5년은 더 갈 것이다. 당분간 다른 나라가 한류를 대신하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콘텐츠 목록에 항상 한국물이 톱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최신 영상들이다. 반면 홍콩 드라마는 인터넷저작권 개념이 엄격해서 최신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은 더 이상 드라마에 크게 투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