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 대형소비자들 관망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유가가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대형 소비자들이 (매입하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배럴당 125달러이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석 달간 30%나 떨어져 현재 90달러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90달러선이 무너져 18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9달러(25일 기준)선이다. 그럼에도 대형 소비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가 더 악화돼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서다.
이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현재의 유가 하락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올해 원유 생산량이 30년 최대치에 달해 유가의 추가 하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가 계속 악화된다면 국제 유가가 더 떨어져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가 오를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과 유럽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가 유가를 견인할 공산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줄일 경우에도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위험회피(헤지) 거래를 병행하는 대형 소비자도 눈에 띈다. 미국 최대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올해 2분기 헤지 거래는 최소한의 수준이었다”면서 헤지 거래 비율을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한 원유 트레이더는 “지금까지는 헤지 거래가 많지 않았지만 유가가 지금보다 10달러 더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원유를 사들이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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