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서울시-SH공사, 애물단지 항동보금자리 토지보상에 올인하는 까닭은?
부동산| 2012-06-27 10:48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서울시와 SH공사가 재정 상황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항동보금자리에 대한 토지보상을 서두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차 보금자리 사업에 속하는 서울 항동지구는 5곳에 달하는 보금자리 사업지구 가운데 토지 보상이 시작된 곳은 전무하다. 하남감일지구와 성남고등지구 보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LH와 정반대의 상황이다.

27일 SH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오는 9월경 토지 보상금 재원 마련을 위한 채권 발행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키로 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실장과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최근 이를 위해 다각도로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서울 항동지구는 재정난을 겪는 SH공사가 올해 예산에 보상금을 책정하지 못해 사업 일정이 지연중인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에 하반기 보상금 채권 발행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은 SH공사와 서울시가 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총력을 쏟는 것으로 예상된다.

SH공사는 토지보상금 집행을 위한 채권발행과 더불어 은평뉴타운 할인 분양, 마곡산업단지 토지의 일반분양, 가든파이브상업시설 분양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추가적인 토지보상금 재원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일정 금액을 공사에 출자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보상 재원 마련을 위해 서울시와 SH공사가 모든 카드를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SH공사는 이를 통해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항동보금자리에 대한 토지보상 계획을 공고하고 내년 상반기중 보상금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선 여러가지 해석과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공약한 ‘임대주택 8만호 공급’ 실행을 위해 토지보상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4월 서울 항동보금자리주택지구내 가구 수를 기존 4192가구에서 5100가구로 늘리면서 임대주택 물량을 1200여가구나 확대했다. 기존 2039가구에 그쳤던 임대주택(공공ㆍ국민) 물량이 3209가구로 기존안 대비 1.6배가량 늘어난 반면 분양 물량은 기존 2153가구에서 1891가구로 줄었다.

사업 변경으로 항동보금자리지구의 사업성이 나빠진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항동보그자리 사업 진행시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SH공사는 서울 내곡ㆍ세곡 보금자리 사업과 마곡지구 사업이 끝나는 2015년 이후 부터 별도로 추진할 신규 사업이 없는 상태다. SH공사는 신규 사업이 없을 경우 임대주택 등을 운영하는 주택관리 회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임대주택을 늘려야하는 서울시와 신규사업을 진행해야하는 SH공사의 입장에서 항동보금자리 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 입장에서는 임대주택을 확보해야 하고, SH공사 입장에서는 기존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신규 사업이 절실하기 때문에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보상 재원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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