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를 잡지 못하던 국회 원구성이 임박하면서 여의도 정치권에 ‘MBC 파업과 김재철 사장’의 조기 경보령이 울릴 전망이다. 그간 원구성의 키를 쥐고 있던 MBC 파업 문제에 대해 여야간 어느정도 타협점을 보면서 19대 국회에서 MBC 파업 문제를 어떻게든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19대 원구성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언론사 파업 문제에 대해 여야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청문회 형식으로 MBC 파업 사안을 다루는 식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 처리 방안’은 민주당이 제안한 ‘청문회 안’과 새누리당의 ‘수용 불가방침’ 안의 중간 지점이다. 청문회는 열지 않되 상임위에서 청문회 형식으로 논의를 하자며 제3의 안으로 합의점을 도출한 것이다.
형식이 어떻게 되든간에 문방위에서 MBC 파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공산이 커진 것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이 김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김 사장의 개인비리 등 MBC 파업과 관련된 광범위한 조사와 증거물을 수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MBC 파업 문제가 19대 국회 문방위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개원이 되면 민주당은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무용수 J씨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방만한 회사 운영 그리고 낙하산 인사 및 PD와 기자 100여명에 대한 부당해고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돋보기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MBC 파업에 대해 ‘정치 불개입 원칙’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새누리당도 김 사장 문제 등에 대해선 다소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 22일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노사가 서로 대화로써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이후 이상돈 전 비대위원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MBC 파업 사태가 오는 8월 초 예정된 방문진 이사회 교체에서 새누리당 추천 몫인 3명의 노선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전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이 추천한 이사 3명은 아마도 독자적인 길을 가지 않을까 추측한다”며 “현 사태를 방치하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대선 가도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사진이 뭔가 변화를 주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전 위원장과 MBC 파업의 연결고리를 최대한 끊으면서 김 사장의 개인문제에 있어서는 야당과 공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공영언론의 지배구조 관련 법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국회 개원과 함께 검찰의 MBC 김 사장에 대한 수사카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MBC 노조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김 사장이 재임중 모두 7억에 가까운 돈을 법인카드로 사용한 것에 대해 배임 혐의를, 타인 보유의 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한 혐의(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김 사장을 고발해둔 상태다. 다만 검찰 수사 개시 시점은 국회 입장이 정리된 이후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MBC 문제를 바라보는 여야간 시각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민주당은 MBC 파업문제를 계기로 박 전 비대위원장과 정수장학회를 정치 쟁점화하려 하고 있고, 민주당의 셈법을 아는 새누리당의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