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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의 경제적 대가 550억弗..모두 ‘실패한 국가’ 전락
뉴스종합| 2012-06-30 06:00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2011년 초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가 1년 6개월 째 이어지면서 특히 시리아ㆍ리비아ㆍ예멘ㆍ이집트 등 이른바 ‘엘리스(ELYS : EgyptㆍLybiaㆍYemenㆍSyria)’ 4개국은 상당한 경제적 대가를 치렀다. 막대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모두 이른바 ‘실패한 나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 국민들은 일련의 사태 등 민주화를 향한 진전노력이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6월 발간된 최신호에서 극심한 유혈사태가 있었던 상위 4개국(이집트, 리비아, 예멘, 시리아)을 자체 분석한 결과, 네 나라 모두 ‘실패한 국가’ 상위 50위(순위가 높을 수록 불안정한 국가임) 내에 랭크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일련의 혼란을 겪으며 낭비된 국가재정과 국내총생산(GDP)이 총 550억 달러 이상”이라며 4개국이 치르고 있는 민주화 과정의 ‘경제적 대가’를 소개했다.

FP는 시리아의 경우 “2011년 시리아는 실패국가 48위에 올랐다. 올해는 23위를 기록했다” 며 컨설팅 회사 지오폴리시티의 전망치를 통해 “시리아 통화가치는 ‘자유낙하’중이다. 물가는 치솟고 수출길은 막혔다. 2011년 10월 기준으로 시리아의 GDP손실분은 전체의 10%가 넘는 60억 달러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FP는 유엔의 5월 추정치를 인용해 “약 50만 명 가량이 시리아 사태로 인해 고향을 등졌다. 이 중 7만3000 명은 이웃 요르단, 레바논, 터키 등으로 건너가 난민이 됐다”고 덧붙였다.

무아마르 카다피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리비아는 지난해 내전을 겪으며 국내총생산(GDP) 60%가 날아갔고 원유수출은 40%가 줄었다. FP는 “내전으로 인한 대규모 사상자가 다른 모든 비용과 손실을 능가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인명피해도 막대했다. 최근 들어선 새 리비아 정부는 “정부-반정부세력 간 벌어진 내전으로 최소 3만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제이주기구(IOM) 자료에 따르면 리비아에서 일하던 해외노동자 70만 명 이상이 내전기간 동안 리비아를 떠났다. 돌아온 사람은 거의 없다.

예멘도 심각한 상황이다. FP는 “2011년 예멘은 세계 실패국가 13위였고 2012년엔 8위”라고 소개했다. 2011년 예멘 소요사태 전 유엔은 예멘 경제성장률을 3.4%로 내다봤다. 그러나 물가가 평균20%씩 오르면서 예멘 경제는 크게 후퇴했다. IMF는 예멘 GDP가 올해도 0.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5세 이하 예멘 어린이 약 100만 명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중 25만 명은 아사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예멘 전체 인구 절반은 하루 2달러 이하로 먹고사는 절대빈곤 상태다. 약 1500만 명분의 식량이 부족하다. 청소년 실업은 50%를 넘어간다. 에멘에서 이번 사태로 죽은 사람은 2000 명에 이르는 것으로 FP는 추정했다.

이집트의 경우 FP는 “2011년 실패국가 45위에 올랐다. 올해는 31위”라며 “이집트 경제는 2010년 5% 성장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엔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FP는 “계속되는 정치적 긴장과 경제파탄이 반정부시위대와 군부 사이에 발생한 ‘갈등비용’을 넘어섰다”고 풀이했다.

FP는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오히려 겉으로나마 평온하던 독재정권시절을 그리워할 정도로 이들 나라가 치른 대가는 엄청났지만 시민 대부분은 그래도 이번 사태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며 “시리아처럼 해결 기미가 안 보이는 나라에서도 이같은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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