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서울대 폐지’ 카드 꺼내든 민주당
뉴스종합| 2012-07-02 10:09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민주통합당이 ‘서울대 폐지론’을 들고 나섰다. 서울 중심 엘리트 교육의 상징인 서울대 학부를 없애고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의 국공립대를 하나로 통폐합해 대학 서열화 탈피와 입시경쟁 완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 명칭을 없애고 각 지방 국립대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올 12월 대선 공약에 넣겠다”고 밝혔다. 국립대 서울캠퍼스엔 기초과학과 관련한 학부만 두고 나머지 캠퍼스는 전국으로 분산시켜 우수인재가 서울로만 몰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정책위원장은 “기존의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등 국립대학을 하나의 연합체로 묶어 강의와 학점, 교수의 교류를 자유롭게 허용하고 졸업장도 공동으로 주자는 것”이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가 버클리, LA, 어바인 등의 캠퍼스로 나눠져 있고 프랑스도 파리 1대학, 2대학 식으로 국립대학의 각 캠퍼스 체제로 운영된다. 우리도 기존의 대학 이름은 없어지고 국립대 서울캠퍼스, 경북캠퍼스가 새로 생기게 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의 국공립대 연합체제가 대학 서열화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 고교 교육 정상화와 대학 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공립대 통폐합과 관련, 대선주자 가운데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서울대와 거점 지방국립대의 공동학위제 실시’를, 조경태 의원이 ‘서울대 학부과정 폐지 및 대학원 중심대학화’를 각각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서울대를 없애겠다는 민주당의 의견을 두고 정치권과 교육권에서는 교육 취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큰 지방대학과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인기영합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프랑스가 1968년 대학들을 ‘파리1대학’ ‘파리2대학’ 하는 식으로 평준화했다가 그 후유증으로 프랑스 대학들은 올해 더타임스가 매긴 세계대학 랭킹 50위권에 단 한 개 대학도 이름을 올려놓지 못한 것을 비교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럽대학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대학개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왜 한국 국립대들이 이를 발전모델로 삼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노무현 정권 때도 서울대를 폐지하고 국립대학을 ‘국립1대학’ ‘국립2대학’ 식으로 만들자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진보 진영 내에서도 서울대 폐지론에 회의적 목소리가 적지 않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부산시당 선대본부장을 맡은 조국 서울대 교수는 2010년 낸 책 ‘진보집권플랜’에서 “서울대 폐지론의 대표적인 것이 ‘국공립대학 통합네트워크’”라며 “하지만 지방국립대의 변화와 채용변화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국공립대학 통합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실현 가능성도 약하고 부작용만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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