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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구 중 1가구 독거노인… ‘비록 남이라도’ 합장묘 인기
뉴스종합| 2012-07-02 11:41
[헤럴드경제=박혜림인턴기자]최근 일본 내에서 연고 없이 홀로 방치된 채 죽어가는 ‘고독사(孤獨死)’·‘고립사(孤立死)’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독신자들을 위한 공동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도쿄에 있는 한 묘지공원의 독신녀를 위한 공동묘가 인기라며 300명을 안장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지만 이미 모든 납골공간이 예약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1998년 작가 마쓰하라 아쓰코(65)가 싱글, 스마일, 시니어 라이프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독신여성 지원단체 ‘SSS 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이 묘지의 사용 비용은 우리 돈 350만원 가량으로, 다른 일반 묘지의 5분의 1규모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과 합장된다는 ‘어색함’이 적지 않지만, 혈연의 의미가 희미해진 현대사회에서 친지나 친족 간 교류까지 드문 독거노인에겐 오히려 죽음을 앞두고 심리적 위안이 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풍토 속에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미리 친분을 쌓고 무덤까지 나눠쓰는 사이를 일컫는 ‘무덤친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SSS네트워크 등 공동묘 관련 협회 회원들은 1년에 한 차례 모여 먼저 떠나간 고인을 기리며 추도식까지 열고 있다. 고독한 죽음을 피하기 위한 나름의 ‘지혜’인 셈이다.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가족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독신여성은 가족 무덤에 합장되거나 조카들이 자연스레 제사를 모셨지만 현대사회로 넘어오며 혈연의 의미가 많이 옅어짐에 따라 무덤도 자신이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합장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혈연ㆍ지연 등 전통적인 인간관계가 모두 단절됨에 따라 홀로 죽어가는 사람이 연간 3만2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일본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와 전통적 가족제도의 해체가 불러온 ‘사회적 재앙’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총무성의 지난 2010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 5명 중 1명인 20.3%가 독거노인으로 남성(1.1%)보다 19.2%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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