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對EU 무역흑자 행진 15년만에 적자로?
뉴스종합| 2012-07-03 11:22
상반기 6억5500만弗 ‘선방’ 불구
전년동기대비 10%에도 못 미쳐

FTA 이후 수출여건 더 악화
선박 20%·휴대전화 32% 급감
정부 “올해 적자 가능성 우려”




대한민국의 유럽연합(EU)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98년 이래 15년 동안 이어오던 무역수지 흑자 행진이 멈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20일 집계 기준) 한국의 대(對)EU 무역수지는 6억5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에도 못 미치는 흑자액이어서 15년째 이어오고 있는 EU 상대 무역 흑자 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다.

▶FTA 이후 심각해진 EU 무역수지=한국의 상반기 전체 수출입 성적은 한마디로 ‘불안하지만 나름 선방’으로 요약된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2753억8000만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2646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107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당장 발등의 불은 대EU 무역수지다. 한국의 대EU 수출은 1998년 72억4311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래 줄곧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7년 191억5830만달러 흑자로 무역수지가 정점을 찍은 후 2010년 147억8573만달러, 지난해에는 83억295만달러로 하향세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흑자액이 75억8473만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무역수지는 7억1822만달러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다.

▶품목별로 보면 더 심각=상반기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 실적을 살펴보면 최대 수출종목이었던 선박이 20.1%나 감소했고, 휴대전화 역시 32.3% 급감했다. 특히 선박은 유럽 시장이 주요 수출 시장이었던 품목이다. 반면 유럽산 명품 브랜드의 의류 액세서리를 비롯해 와인 등 소비재의 수입은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원인을 FTA에서 찾기도 한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유럽산 고급 승용차들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동안 19.1%(미국 생산차량 제외)나 늘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유럽 재정위기를 지금의 방식으로밖에 대응할 수 없다면 올해 대EU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경부는 대외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수출입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한 5745억달러, 수입은 5.0% 늘어난 5510억달러, 무역 흑자는 25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윤정식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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