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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거장’의 치아, 누가 훔쳤나?
뉴스종합| 2012-07-04 09:48
[헤럴드경제=박혜림인턴기자]‘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 수많은 왈츠를 작곡한 것으로 잘 알려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독일의 ‘3대 B(바흐ㆍ베토벤ㆍ브람스)’ 중 한 사람이라고 추앙받는 요하네스 브람스, 이 전설적인 두 작곡가의 영면이 한 도굴꾼에게 방해받고 말았다. 더 황당한 것은, 두 작곡가가 멀쩡하게 붙어있던 ‘치아’까지 도둑맞고 말았다는 것이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도굴꾼이 빈 중앙묘지에 있는 이들 작곡가의 무덤을 파헤친 후 관 뚜껑을 열어 펜치로 ‘치아’를 빼 훔쳐갔다고 2일(현지시각) 전했다.

도굴꾼은 대담하게도 무덤을 파헤치는 것부터 시신을 훼손하는 것까지, 이 모든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인터넷 상에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 수사당국은 도굴꾼의 이름은커녕 그 어떤 신원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오스트리아 언론들이 ‘OJ’라고 부르는 이 범인은 훔친 치아들을 박물관에 전시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J는 이미 이들의 치아를 비롯해 빈 중앙묘지에서 전시를 해도 충분한 양의 해골과 의치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족히 수백 개에 달한다고.

경찰은 두 작곡가의 무덤이 도굴된 데가 도굴 영상까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자 베토벤, 슈베르트, 쇤베르크 등 다른 유명 작곡가들의 무덤도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 두 작곡가의 무덤은 올해 초 도굴돼 본래 그들의 치아와 더불어 의치들까지 없어졌다. 당시 오스트리아 경찰 측은 무덤이 별달리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고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도굴꾼이 올린 동영상이 인기를 끄는 등 파문이 커지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해당하는 오스트리아 연방범죄수사국이 이 사건을 넘겨받게 됐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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