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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캠프합류, 박근혜 캠프 역학구도는
뉴스종합| 2012-07-04 10:48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에 참여한다. 당초 예정됐던 일정보다 이른 합류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측은 이 전 위원이 본선 때 본격적으로 합류해 힘을 실을 것을 고려중이었으나, 그 시기를 두어달 앞당겼다. 당내 경선룰 논란이 부담이 된 상황에서 친박계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자, 상황을 진화할 카드로 김종인-이상돈 커플을 꺼내든 것이다.

직설화법 쌍두마차로 노이즈마케팅=이상돈 전 위원의 조기 합류는 박 전 위원장이 김종인 비대위원에 제대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몇달 전 비대위에서 함께 활동하며 큰 흐름에서 같은 의견을 보여온 두 인물이 한 목소리를 내면, 경제민주화 등 굵직한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특히 두 위원은 비대위 시절 파격적 제안과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직설화법 쌍두마차였다. 새누리당을 향한 쓴소리에 앞장서 당 쇄신을 이끌었다. 또 외부의 비판으로 받아들여져 불필요한 당내 갈등을 미연에 차단하기도 했다.

이 전 위원은 김 전 위원의 경제민주화의 기조에도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 위원은 4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저는 경제정책에 대해 특별한 스페셜티(전공)가 있는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80년대 같은 경제철학으로선 어렵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김 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김 전 위원과 갈등이 불거진 이한구 원내대표와는 확실한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 원내대표가 조갑제 책들고 나와서 종북때려잡자 하는데 의외라고 생각했다. 원래 그렇게 생각해도 표면적으로 말하는게 아닌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해선 “대선체제로 들어가면 캠프가 우위에 선다. 후보 뜻대로 굴러가면서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고도 선을 그었다.

중간층도 잡고, MB정부와도 선 긋고, 이슈도 선점하고=‘직설화법 쌍두마차’의 기용은 1석 3조의 효과도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박 전 위원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젊은세대, 중간층의 관심을 끌면서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의 보수 이미지를 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처럼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가 캠프 전면에 서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층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박 의원으로선 외연 확대를 위해 어느정도 내부의 시끄러움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이슈선점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위원장이 뒤진 것을 이슈 선점에서 밀렸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종인-이상돈과 같은 튀는 인사는 이슈 전점에는 최적의 카드라는 것이다. 전경련을 해체하는게 낫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내뱉고, 경제민주화의 선봉에선 김 전 위원과 함께 이 전 위원은 MB정부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부의 고속전철 민영화, 인천공항 지분 매각 시도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친박 권력 재편ㆍ정책투쟁 돌입=두 인물이 외부 영입되면서, 친박계 내부에선 권력 및 정책 투쟁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유정복, 윤상현, 이학재 의원 등 박 전 위원장 측근 그룹이 캠프 주류로 앞장선다. 캠프 내 외부영입 그룹도 세(勢)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이상돈 두 비대위원과 함께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국가미래연구원장)가 정책 분야 실세로 대선 메시지를 주도할 계획이다. 안종범, 강석훈, 이종훈 의원 등 경제통들도 정책 그룹으로 경제정책에 관여한다.

원내그룹도 두 갈래로 나뉜다. 상대적으로 캠프 주류(최경환 쪽)와 가까운 축이 있고, 외부영입 그룹(김종인)과 통하는 그룹이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이정현 최고위원 등은 최경환 의원과 가깝다. 친박 내부에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그룹이다.

캠프에서 빠진 유승민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종인 전 위원쪽과 얘기가 통하는 편이다. 이들은 친박계 소신 그룹으로 분류된다.

당내 중진그룹은 갈등 중재역을 담당한다. 박근혜 캠프 좌장을 맡은 홍사덕 전 의원이 주로 갈등 중재에 나서고, 김용환,최병렬 당 상임고문은 멀찌감치서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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