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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발 경기부양+양호한 삼성전자 실적 불구, 시장 반응은 뜻뜻 미지근…어닝시즌 불안감↑
뉴스종합| 2012-07-06 10:32
[헤럴드경제=오연주ㆍ안상미 기자]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이 5일(현재시간) 동시다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심드렁하다.유로존 재무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동반 침체 국면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충격적인 처방이 요구되지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은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엔 ‘2%’ 부족하다는 평가다.

6일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2분기 실적전망치를 발표했지만, 하반기 실적우려와 애플과의 법정소송에 따른 경계심리로 코스피 상승을 이끌기는 힘에 겨운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하향조정된 실적치를 경우 맞춤에 따라 2분기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는 시장은 ‘어닝 쇼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당분간 1850선을 전후로 지리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선방 불구 외국인 매물에 약세=기대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 발표로 소폭 상승 출발했던 삼성전자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2분기 실적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에 따른 향후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0.76% 오른 119만4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하락 전환하면서 오전 10시 15분현재 1.01% 내린 117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모건스탠리와 CS, 씨티 등 외국계 창구에서 5만주 가까운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4조원 이상이 무선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분기에도 시장 기대대로 스마트폰이 실적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6조7000억원이면 기대치는 충족한 것으로 본다”며 “이제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 3분기 영업이익은 7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호평과 달리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최근 갤럽시탭10.1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매 금지 결정이 삼성전자의 야심작인 갤럭시3 미국 판매에도 차질을 불러오지 않겠느냐는 등의 시장의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오는 25일 실적을 발표한 예정인 LG전자는 다소 부진하겠지만 26일 성적을 공개할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예상에 부합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사상 최대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달 26일에 실적을 내놓는현대차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21조7564억원, 영업이익 2조4366억원이다.

그럼에도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IT와 자동차마저 향후 실적 추정치가 조금씩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도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IT와 자동차의 주도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도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실적 모멘텀의 약화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라며 “결국 실적 감익 우려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지수상승을 견인할 뚜렷한 주도주 부각이 여의치 않다는 것도 탄력적인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와 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의 실적은 올들어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2분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4.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 인하는 미흡…추가 부양책 기대=5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는 기준금리 0.25% 인하에 그쳤다. 시장이 혹시나 기대를 품었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추가 시행이나 국채 매입 등의 정책은 없었다. 유로존 경제의 하방위험이 제기되면서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안도 랠리를 시작했던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 1900선을 뛰어넘는 상승 탄력을 얻기 힘들게 됐다.

한 달 만에 또 정책금리를 인하한 중국 인민은행의 조치도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의 성과가 기대치를 밑돈 데다 예상밖의 금리 인하는 중국 경기의 부진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다만 중국이 공격적 경기부양 기조로 돌아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소재, 에너지, 산업 업종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LG화학과 호남석유 등 화학주와 POSCO 등 철강주의 단기 수혜가 기대된다.

이제 관건은 추가 부양책에 달려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3차 LTRO 시행 가능성이 제기되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지만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 인하조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큰 흐름은 ECB 역시 글로벌 금융완화정책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나올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미국 서비스업 지수가 2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로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과 글로벌 공조에 따른 미국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 유지를 통해 계단식 반등을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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