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파 항아리 뚜껑을 열어본 황씨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6103만원에 달하는 만원권과 5천원권 지폐가 그 안에 빼곡히 차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돈 모두가 습기로 인해 부패돼 사용이 불가능했다. 황씨는 돈을 모두 수습해 한국은행에 교환을 의뢰했고 다행히 새 돈으로 바꿀 수 있었다.
20일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이처럼 올 상반기 훼손된 화폐를 새 돈으로 교환한 실적은 97건 8773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건수기준으로는 28.7% 감소했지만 금액기준으로는 80.4% 증가한 것이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이 4858장(54.6%)으로 가장 많았고 1000원권이 3101장(34.8%)으로 다음을 차지했다. 5만원권도 788장(8.9%)이나 교환됐다.
발생사유는 불에 탄 경우가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습기 등에 의한 부패(28건), 장판 밑 눌림이나 약품 오염 등 기타 훼손(23건) 순이었다. 한국은행은 은행권이 훼손됐을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4분의 3미만∼5분의 2이상이면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한은 경기본부 관계자는 “예로부터 어른들이 돈을 몰래 보관해오는 습관이 있는 데 땅속이나 장판 밑, 두엄, 전자레인지 속 등에 보관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며 “가급적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자녀들이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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