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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해외 M&A 시장 20년만에 ‘화려한 컴백’
뉴스종합| 2012-07-23 10:04
실패 경험 바탕으로 더 강하게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해외 인수ㆍ합병(M&A) 시장의 강자, 일본이 돌아왔다. 1980~1990년대 초 열풍이 일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주춤했던 일본의 M&A가 최근 다시 왕성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내수 시장의 침체로 경제 성장의 모멘텀을 잃은 일본이 최근 해외 M&A를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세계 경제 규모 2위라는 일본의 위상이 흔들리고 일본 기업들은 중국, 한국 등 주변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생겨난 공포 역시 M&A 열풍을 자극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대규모 지진과 해일이 발생해 생산 시설이 파괴되고 전력난이 일어난 점 또한 M&A 열풍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해외 M&A 규모는 840억달러(약 96조3144억원)로 세계 3위에 올랐다. 이는 10년 전 85억달러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다. 딜로직은 “올해 일본의 해외 M&A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해외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은 기업이 풍부한 현금을 실탄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일본 은행권의 낮은 금리를 이용해 지난 3월말 현재 215조엔(약 3143조9665억원)이라는 대량의 현금을 보유할 수 있었다. 이는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액수다.

일본 기업들은 1980~1990년대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보다 더 철저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과 같이 비용을 낭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꼼꼼한 실사를 바탕으로 더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

유이치 짐보 시티그룹 일본 투자부문 대표는 “1980년대 일본 기업들은 단지 인수를 위한 인수를 했지만 지금은 거액을 쏟아붓는 M&A에 훨씬 절제하는 태도로 접근한다”면서 “이는 과거의 경험과 실수로부터 배우고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토마스 UBS 일본 M&A부문 대표는 “과거 일본 기업들은 경험 부족과 느린 의사 결정 때문에 M&A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지금은 매우 숙련돼 빠르게 진행되는 M&A에서도 성공을 거두곤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은 M&A를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니와 쇼이치 리코프데이터 이사는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경향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면서 “M&A가 해외 진출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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